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 받을 만한 것을 받고, 뭔가를 받을 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믿는 경향이 있고, 그래서 비극의 희생자를 탓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런 태도가 희생자 자신에게는 비극의 원인을 자신이 제공했다고 믿게 만들고, 사회적으로는 희생자에 대한 진심어린 공감을 축소시키게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개의 성폭력 희생자는 자신이 성폭력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주변의 편견과 스스로 갖게 되는 죄의식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위로받지 못한 채 영혼에 각인된 주홍글씨와 함께 살고 있다.
어린시절의 성폭력은 그 나이의 아이가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찌 할 수 없이 자신의 통제력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에서 당하게 된다. 이런 류의 희생자들은 성장하면서 크게 두 가지 길을 가게 되는데 먼저, 그와 유사한 상황이라면 무조건 피하고 보는, 따라서 대개의 사회적 관계를 피하고 조직생활을 할 수 없게 된다. 또 하나는 이제는 무력하지 않으며 따라서 더 이상 강요된 성폭력은 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자신에게 입증하기 위해 스스로를 위험한 상황에 몰아 넣고 반복해서 성폭력을 재경험하게 된다.
대개의 경우 정상적인 삶이 힘들어지며 우울증,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자기파괴 행위, 알코올 의존 등에 쉽게 노출되는데 이는 성폭력의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따라서 희생자가 결과적으로 성폭력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오해를 해서는 안 될 일이다. 함께 술 마시자고 동의한 여자가 잠자리마저 동의했다고 생각해서는 안될 일이다. 절대 희생자를 비난해서는 안된다.
이렇든 저렇든 성폭력 희생자들의 삶은 그날 이후 완전히 어긋나게 된다. 사건이 발생하면 즉시 전문기관에 의뢰하여 장기적인 후유증을 예방해야 한다.
성폭력 가해자에 대해서는 전자발찌, 화학적 거세, 심지어 물리적 거세 등의 처벌 내지 치료 방법들이 거론되고 있는데, 연구에 의하면 성폭력 가해자의 상당수에서 자존감 저하, 인격장애, 소아성애증, 성도착증 등의 정신과적 문제가 동반돼 있다고 하며, 성범죄에 특화된 인지행동치료가 효과적이었다는 보고도 있다. 성폭력 가해자를 과거에는 치료보다는 통제의 관점에서 바라보았지만 단순히 격리, 수감시키는 것으로는 재범방지에 충분하지 않으며, 이 역시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과 함께 효과적인 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