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제대해 군유가족 단체서 활동
인터넷에 '추모회' 개설해 자료 수집
3차례 도전 끝 마침내 결의안 국회 통과

'고 김오랑 중령 훈장 추서 및 추모비 건립 촉구 결의안'이 지난달 22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이어 29일에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큰 성과를 거두기까지 '김오랑중령추모회'의 김준철 대표의 노력이 힘이 됐다. 학군장교(ROTC) 출신인 그는 김 중령 추모사업에 일생을 바친 사람이다.
 
결의안이 본회를 통과한 뒤 그의 첫 반응은 흥분 그 자체였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 지극히 정상적인 결과가 이토록 오랜 시간이 걸린 후에야 이루어진 것이 더 통탄스럽습니다. 그동안 김 중령의 명예 회복을 가장 많이 반대한 사람들은 군 수뇌부 출신 의원들입니다. 육군사관학교 출신 중 25기만큼 출세를 많이 한 기수도 드물텐데 김 중령만큼은 잊혀졌어요.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조명 받고, 알려져야 합니다."
 
김 대표는 1966년 경남 남해에서 태어났다. ROTC 임관 후 맹호부대와 특전사에서 근무하다 다쳐 1996년 전역한 이후 군 자살자 유가족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해왔다. 그러던 중 김 중령의 의로운 죽음을 알게 됐다. 그는 네이버에 카페 '김오랑중령추모회'를 개설하고 관련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유족과 은사, 친구들은 물론이고 관련자들을 만나 증언을 들으면서 '12·12사태'와 관련된 자료를 모았다. 그의 노력은 <김오랑-역사의 하늘에 뜬 별>(김준철·이원준 공동저자, 책보세 펴냄, 2012) 발간을 통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김 대표가 국회에서 '고 김오랑 중령 훈장 추서 및 추모비 건립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한 것은 17대 국회 때부터다. 당시 안영근 의원 등 10명이, 18대 국회에서는 김정권 의원 등 48명이 건립안을 제출하려 했다. 그러나 두 번 다 임기만료로 건립안은 자동 폐기됐다. 김 대표는 이에 좌절하지 않았다. 19대 민홍철 의원에게 다시 건립안을 제출해줄 것을 부탁했다. 김대표는 "민홍철 의원이 지난 해 7월 30일 국회 국방위에 건립안을 제출한 뒤 국방위 전문위원의 부정적 검토보고서가 나와, 힘들지 않겠느냐는 말도 있었다. 그러나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어 민의원과 함께 국방위원회와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열심히 김 중령을 알렸다"며 그동안 애태운 심정을 밝혔다.
 
김 대표는 "추모회 일을 하는 동안 김해 시민들이 보내준 마음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고백했다. 지난 해 12월 12일 김해YMCA 1층 카페에서 김 중령을 추모하는 일일찻집이 열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김해 시민 300여 명은 "신군부의 반란에 단신으로 맞선 김 중령이 김해 출신이란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해시의회의 김형수(민주통합당), 하선영(새누리당) 의원이 자리를 함께 하기도 했다. 김대표는 "김해에서는 김지관 씨가 지금도 김 중령의 명예회복을 위해 서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김해 시민들의 진심이 국회를 움직인 것"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 대표는 "김 중령 추모비는 육군사관학교가 아니라 더 많은 국민들이 볼 수 있도록 서울 용산의 전쟁기념관에 세워지길 바란다"며 "한 젊은 군인의 명예와 숭고한 가치를 먼저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해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과 <김해뉴스>의 지속적인 보도가 큰 힘이 됐다"며 "앞으로 추모사업회를 꾸려야 하는 등 할 일이 많다, 국민들이 김 중령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져주는 게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