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자원봉사왕 임태임 씨

"처음에는 남을 돕겠다는 마음으로 봉사를 시작했죠. 지금은 봉사활동을 마치고 나면 몸은 힘들지만 누군가를 도왔다는 것만으로도 '난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느껴요. 봉사는 남을 위한 게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죠."
 
가야문화축제로 분주했던 대성동 고분박물관에서 최근 경남 자원봉사왕으로 뽑힌 임태임(53) 씨를 만났다. 그를 만나는 건 쉽지 않았다. 가야문화축제 기간 중에도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바람에 계속 이동했기 때문이었다. 여러 차례 통화 끝에 박물관 인근에 마련된 자원봉사자 천막 안에서 그를 겨우 만날 수 있었다. 노란 점퍼를 입은 임 씨는 이곳저곳을 이동하며 봉사활동을 하느라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봉사왕 수상을 축하한다는 인사에 임 씨는 수줍은 미소를 띄며 과분한 상을 받았다며 손사래를 쳤다. 경남 자원봉사왕 제도는 지난 3월 처음 시행됐다. 자원봉사자센터에 등록된 봉사자 중에서 최다 자원봉사 실적을 가진 사람을 매월 한 사람씩 선정한다. 기본적으로 총 700시간 이상 누적봉사활동을 한 기록을 가져야 하고 매달 40시간 이상 활동을 해야 한다.
 
4월의 봉사왕으로 선정된 임 씨는 역대 누적자원봉사 시간만 7천405시간에 이른다. 대한적십자사 김해무료급식소, 빨래방 등에서 지난 2월 한 달 동안 봉사 횟수는 21회나 된다.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같이 봉사활동을 한 셈이다.
 
임 씨는 1999년 대한적십자사 김해지구협의회 북부봉사회 회원으로 처음 봉사를 시작했다. "바삐 돌아가는 삶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고 싶었어요. 때마침 지인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 따라 나섰죠. 봉사를 하면서 삶과 마음의 여유를 많이 찾았어요. 28살 딸과 22살 아들이 있는데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봉사활동을 시작했죠. 아들은 고등학생 시절에 청소년적십자사(RCY) 활동을 하며 병원, 급식소 등에서 봉사 했어요, 나눔의 기쁨을 알아가며 봉사활동을 하는 아이들을 볼 때면 시작을 잘 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그는 8년 간 대한적십자가 운영하는 봉황동 김해무료급식소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무료급식소는 알콜 중독자부터 독거노인까지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많은 분이 찾아오세요. 몸은 힘들지만 그분들이 저희가 준비한 식사를 드시고 포만감에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는 게 참 좋아요. 그럴 때마다 보람을 느끼죠."
 
인터뷰 도중에도 임 씨는 바빴다. 3년째 김해지국협의회 북부봉사회 회장을 맡고 있어 가야문화축제 자원봉사자에게 간식을 나눠주고, 교대를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다. "3월 자원봉사왕은 저보다 연세가 많은 72세 할머니셨어요. 할머니를 보면서 참 대단하다 싶었죠. 저도 앞으로 제힘이 닿는 데까지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요." 상을 받은 뒤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는 봉사왕은 웃은 뒤 다시 현장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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