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석증 심한 복통 유발…3㎝이상 수술
담낭벽 자극 땐 염증 등 합병증 초래
비만이 원인인 담낭 콜레스테롤 용종
1㎝ 이하라도 50세 이상은 제거해야
담낭암은 증상 없어 황달 생겨야 발견
정기적인 검진이 최선의 예방 방법

"화병 때문에 쓸개를 떼어냈어요." 최근 화병을 주제로 한 모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에 출연한 여성은 남편의 10년 외도로 속이 상해 건강에 이상신호가 생겨 결국 쓸개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시쳇말로 '쓸개 없는 사람'이 된 셈이다. 그렇다면 쓸개가 없어도 건강에는 지장이 없을까. 쓸개에 생기는 병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자.
 

■ 가장 대표적인 담석증

▲ 담낭암의 경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고신대복음병원 간담도췌장외과 신동훈 교수팀이 수술을 하고 있는 장면.
쓸개에 생기는 병은 대표적으로 담석증, 담낭 용종, 그리고 담낭암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담석은 성분에 따라 일반적으로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성 담석으로 크게 나뉘며, 다시 콜레스테롤 담석은 순수 콜레스테롤석과 혼합석으로, 색소성 담석은 흑색석과 갈색석 등으로 구분된다. 담낭에서 생긴 담석이 담낭 경부, 담낭관 혹은 총담관으로 이동하여 염증이나 폐쇄를 일으켜 증상을 일으키는 것을 담석증이라고 한다.
 
담석증의 가장 흔한 증상은 심한 복통인데 급체·위경련 등이 대표적이다. 갑자기 윗배가 심하게 아프고 특히 오른쪽 윗부분 복부의 통증과 등의 통증, 우측 어깨의 통증도 동반될 수 있다. 통증은 매우 심해서 진통제를 투여해야 할 정도인데, 대개 갑자기 시작되고 보통 1~4시간 동안 지속되며, 서서히 또는 갑자기 소실된다. 오심과 구토가 흔히 동반되고, 발열이나 오한 등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담낭염이나 담관염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담낭 담석의 경우 근본적인 치료법은 담낭 절제술이다. 하지만 요즘은 별다른 증상이 없는 담낭담석증의 경우 수술을 고려하지는 않으며, 증상이 있거나 담석의 크기가 큰(3㎝ 이상) 경우, 용종이 동반된 경우에만 수술을 통해 제거하도록 하고 있다. 수술 이외에 먹는 용해제나 쇄석술 등도 있지만 효과는 크지 않다.
 
담낭 담석의 경과는 다양하다. 담낭 담석은 지속적으로 담낭벽을 자극해서 급성 및 만성 담낭염을 일으키며 여러가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기종성 담낭염, 농양, 담낭수종, 천공, 누공, 담석성 장폐색, 석회화 담즙 및 도자기화 담낭 등이 있다. 담낭 담석이 이동해 총수담관에서 막힐 경우 총수담관염, 패혈증, 췌장염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고신대복음병원 간담도췌장외과 신동훈 교수는 "콜레스테롤 담석을 예방하려면 먼저 과식을 피하고 비만이 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하는데 과일이나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한국인에게 많은 색소성 담석은 음식보다는 담즙 정체나 기존 질환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더 많으므로 그에 대한 예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담낭 용종
담낭 내에 용종이 돋아난 것을 말하며, 성인의 3~7% 정도에서 발견된다. 용종은 크게 비종양성 용종과 종양성 용종으로 구분된다. 비종양성 용종은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없으며, 콜레스테롤 용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용종은 크기가 가장 큰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어 1㎝ 이상인 경우 수술을 하게 된다. 그러나 크기가 1㎝ 이하인 경우라 하더라도 환자 나이가 50세 이상이거나, 증상이 있는 경우, 담낭 담석증이 함께 있는 경우엔 수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종양성 용종의 경우 크기도 거의 변하지 않고 암으로 발전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종양성 용종이면서 악성 종양인 경우 방치하면 진행성 담낭암으로 발전해 수술이 불가능할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콜레스테롤 용종은 비만이 주요 위험인자이므로, 과식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1㎝ 이하의 용종일 경우에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담낭암
담낭암은 선조직이나 그와 유사한 조직에 생기는 암으로서 초기 증상이 없어 발견이 쉽지 않다. 대부분 건강검진 때 복부 초음파 등으로 진단이 된다. 담낭암은 수술을 통해서만 완치가 가능하다. 암이 담관 주위로 침윤했거나 전이가 돼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황달 치료를 해야 한다. 담즙을 배액(액체를 흘러내리게 하는 등의 조작)하는 방법으로는 개복 수술과 비수술적 방법이 있다. 비수술적으로 내시경 등을 이용하여 스텐트 삽관술을 시행하며 90% 이상의 성공률을 보이고, 시술과 관련된 사망률은 0.1%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다른 비수술적 방법으로는 경피 경간 담즙 배액술 등이 있다.
 
항암요법은 암이 전이돼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나, 절제를 했지만 남아 있을 수 있는 암세포들을 제거하기 위해 시행한다. 수술로도 암을 완전히 절제하기 어려운 경우와 국소적으로 많이 진행돼 절제가 불가능하지만 전이가 없는 암은 방사선 치료를 통해 국소적인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그리고 종양이 진행돼 출혈·골절·통증 등이 나타나면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도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항암요법과 방사선 요법은 최근 비약적인 발전을 했지만 아직까지 효과가 검증되지 못한 상태이다.
 
담낭암은 증상이 거의 없으며, 대표적 증상인 황달이 나타날 때쯤이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5년 생존율은 5% 미만, 담낭암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도 6개월 정도로 예후가 나쁘다.
 
신동훈 교수는 "담낭암 예방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아 담석증, 석회화 담낭, 도자기화 담낭, 췌담관 합류 기형 같은 선천성 기형 등의 초기 때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