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수험생들을 둔 부모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수험생 보약'을 아십니까?
 
일명 '학습능력 증진한약'이라고 알려진 총명탕이 바로 그것입니다. 고3이나 사법고시, 행정고시 등 시험을 앞둔 수험생의 부모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약입니다. 그래서 새 학기, 또는 시험을 앞두고 부모들이 많이 문의를 주곤 합니다. 물론 총명탕이라고 모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의 체질이나 몸의 상태에 대한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약재가 적절히 가미되어야 효과가 나게 됩니다.
 
이 총명탕은 언제 생겨난 약일까요? 중국 명나라 때 태의원 의관인 공정현이 창안한 처방으로, 왕실에서는 집중력을 높이고 기억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복용해 왔습니다. 동의보감에는 '건망증을 치료하며, 오래 복용하면 하루에 천 마디 말을 외울 수 있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처럼 왕실에서조차 기억력 증강과 집중력 향상을 위해 예부터 한약을 복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돌쟁이에게 한약을 먹이면 머리가 나빠진다구요? 아닙니다.
 
요즈음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못생겨도 스타일이 좋은 사람이 이상형'으로 꼽힙니다. 연예인 중에서도 인기 있는 아이돌은 키가 큰 경우가 많습니다. 키가 큰 사람이 같은 옷을 입어도 더 멋있어 보이고, 자신감 있어 보이고, 그래서 인기 있는 사람으로 흔히 꼽히곤 합니다. 큰 키에 대한 희망이 커지면서 키가 작은 아이를 둔 어머니와 아이의 걱정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작은 키 때문에 아이가 자신감을 잃진 않을까, 작은 키를 가진 자신을 닮아 자식도 작은 키를 가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로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내원하시는 부모님들이 점점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물론 유전적인 원인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키는 유전적인 요인보다 환경적인 요인이 더욱 중요합니다.
 
각각 다른 집에 입양된 일란성 쌍둥이의 키가 다르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태어날 때는 거의 동일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쌍둥이들이 각자 다른 환경에서 자라면서 키 차이를 보이게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1970년대 청소년의 평균 키는 160㎝였지만 1980년대에는 168㎝, 그리고 현재는 174㎝ 정도입니다. 40여년 만에 평균키가 14㎝나 커졌습니다. 이 결과는 성장환경이 어떠하냐에 따라서 키 성장 정도가 많이 달라지게 되는 것을 보여줍니다.
 
성장한약을 복용하면서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준다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소화력이 약한 아이가 소화력이 강해진다면 어떨까요? 또한 몸에 열이 많아서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가 체력에 비해서 활동량이 많다면 키 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입니다. 이때 한약을 복용해서 과도하게 항진된 열을 내려준다면 아이는 좀 더 차분해지고 체력 소비가 줄어들어 키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알러지 비염이나 천식, 아토피와 같이 면역력 저하로 알러지 질환을 앓는 아이가 여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이런 성장저해요인은 가능하면 어릴 때 바로잡아주는 것이 아이의 키를 더 자라게 만드는 길일 것입니다.
 
이렇게 성장을 돕고, 집중력과 기억력에 도움이 되는 한약이 과연 돌쟁이 아이들에게는 해로울까요?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믿는 부모님 때문에 우리 아이는 한약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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