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키 작거나 4㎝미만 자라면 의심
가족력·늦은 사춘기 등 대부분이지만
호르몬 장애·골격계 이상 등도 원인
성장판·혈액 검사로 정확한 진단 후
호르몬 주사·성장운동 치료 등 적용
성장판 닫히기 전에 시작해야 효과적


"또래 아이들보다 확실히 작은 것 같아요. 덜 먹이는 것도 아닌데, 걱정이 많죠."
 
7세짜리 유치원생 아이를 둔 강세희(가명·36) 씨는 같은 반 친구들에 비해 눈에 띌 만큼 키가 작은 아들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서구화된 식생활로 아이들의 평균 신장이 커지고 있지만, 강 씨처럼 자녀의 키가 작아 고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갑을장유병원 김일수 소아힐링센터장은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사춘기 이전까지 연간 4~5㎝정도씩 자라는 게 정상이다. 만약 4㎝ 미만씩 자란다면 저신장과 성장발달에 대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어린이 성장장애의 신체적 특징과 진단,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자.
 

■ 어린이 성장장애란
같은 연령, 같은 성별을 가진 아이들의 평균 신장과 비교해 '3% 미만'에 속하는 경우를 성장장애라 한다. 즉, 100명을 키 순서대로 세웠을 때 작은 쪽에서 3번째에 속하면 저신장이다. 또한 매년 4㎝ 이하로 키가 자라거나 표준신장보다 10㎝ 이상 작은 경우도 성장장애일 가능성이 높다.
 
성장장애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6~12개월간 키의 변화와 체중 변화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7세 기준의 키가 남자 아이의 경우 112㎝(표준 122㎝), 여자 아이는 111㎝(표준 121㎝) 미만이라면 성장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저신장의 원인이 되는 특정 질환은 없다. 부모의 키가 작은 가족성 저신장증이거나 부모, 형제와 마찬가지로 사춘기가 늦게 오고 키도 늦게 자라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출생 체중이 아주 낮거나 성장장애를 초래하는 질환이 있는 경우 어느 정도의 나이가 되면 저신장을 관찰할 수 있다.
 
저신장을 일으키는 질병은 매우 다양하다. 만성 질환이 있거나 호르몬 장애(갑상선기능저하증, 성장호르몬결핍증, 부신피질 호르몬 과다 등), 골격계 이상(연골무형성증), 염색체 이상(터너증후군, 프레더-윌리증후군, 다운증후군) 등이 있으면 초기부터 저신장을 관찰할 수 있다. 또한 성 조숙증이 있으면 성장판이 일찍 닫히면서 성인 키가 작아지게 된다. 따라서 성장장애와 저신장이 의심된다면 정확한 진료를 통해 체계적인 치료를 일찍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신체적 특징과 진단
성장장애 어린이들은 흔히 목이 짧거나 신체 비율이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앞이마가 나와 있다든지, 심한 복부비만, 편평한 가슴, 지나치게 큰 머리, 거친 피부와 머리카락 등의 신체적 특징을 보인다.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이도 성장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도 혈압이 높거나 지나치게 높은 목소리, 지능저하와 성발육이 늦은 경우도 의심해봐야 할 대상이다.
 
성장장애는 성장판 검사를 위한 뼈 사진과 간단한 혈액검사로 성장 인자 농도와 성장호르몬 등을 점검해 진단한다. 만약 병적인 원인에 의한 성장장애가 의심되면 성장호르몬 분비 자극검사 또는 뇌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단층촬영(MRI) 등의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출생 당시 키와 체중, 성장속도, 질병 유무, 부모의 키 등의 문진과 함께 신체계측을 통해 표준치와 비교해 현재의 성장 상태를 평가한다. 표 키는 <(아버지 키+어머니 키)/2±6.5㎝>로 계산한다. 남자 아이는 +6.5㎝, 여자 아이는 -6.5㎝로 계산한 값이 유전적 목표 키의 기준이 된다. 그외 골 성숙도 비교를 통한 골 연령 측정과 영양상태, 질병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혈액 및 소변 검사, 성장인자와 성장 관련 호르몬 검사 등이 성장장애 진단에 활용된다.
 

■ 성장장애 치료
성장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치료법 또한 다르다. 따라서 정확한 원인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체질적인 성장지연이 의심된다면 천천히 클 수 있으므로 6~12개월 단위로 성장검사를 하며 지켜보면 된다. 영양이 결핍된 경우엔 충분한 영양과 열량 보충을 해주면 된다.
 
하지만 아이의 키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성장호르몬이다. 이것은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며 체내에서 뼈와 연골 등의 성장뿐만 아니라 지방분해와 단백질 합성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담당한다. 특히 청소년기 및 성장기에는 뼈의 길이 성장과 근육의 증가 등 성장을 촉진하는 작용을 주로 하며, 필요에 따라 왜소증 치료에도 사용된다.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는 성장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아 키가 자라지 않는 경우에 적용된다. 사춘기가 되면 성장판이 닫히기 때문에 그 이전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성장판은 뼈의 끝부분에 있는 연골로 이루어진 판이다. 이 연골부위 세포가 분열하면서 뼈가 길이 성장을 하게 된다. 평균적으로 사춘기가 시작되면 무릎 성장판은 닫히게 되고 척추 성장판만 열려 있다. 성장에서 중요한 점은 하체가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무릎 성장판이 열려 있는 사춘기 이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성장운동치료는 중력의 영향으로 골반이나 무릎의 성장판이 압박을 많이 받아 성장장애가 있을 때 적용된다. 중력의 부담을 덜어주는 철봉, 줄넘기, 발차기 등의 운동을 통해 성장판을 자극해 성장호르몬의 활성화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Tip>>우리 아이 키 크는 생활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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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잠보다 좋은 보약은 없다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당분·지방을 과하게 섭취하지 않는다
-인산이 든 탄산음료나 인스턴트 식품을 삼간다
-과도한 과일주스 섭취는 득보다 실이 많다
-지나치 스트레스는 피한다
-만성질환을 빨리 치료한다
-책상에서 올바른 자세를 갖도록 한다
-무거운 물건을 오래·자주 들지 않는다


도움말=갑을장유병원 김일수 과장 소아청소년과·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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