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기다리던 체육대회다. 아들이 다니는 학교는 격년으로 운동회를 개최하기 때문에 2학년이 돼서야 처음 체육대회를 맞았다. 일찍 서두르지 않으면 앞자리가 없다는 소문을 듣고 아침 일찍 가서 돗자리를 깔아 놓는 등 만반의 준비를 다 하고 아이와 등교했다.
 
체육대회의 첫 시작은 내가 어릴 때와 별반 다름이 없었다. 국민의례, 교장선생님 말씀, 준비체조. 한동안 하지 않아서 조금은 어색한 준비체조를 하고는 본격적인 체육대회에 돌입했다. 시작하자마자 달리기를 하는데, 엄마가 더 긴장해서 손바닥이 벌써 땀으로 흥건해졌다. 아들이 달리다 넘어지면 어쩌나 해서였다. 그런데 아들은 엄마를 닮지 않았는지 일등으로 들어왔다. 역시 달리기에서 일등을 해줘야 엄마도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지금은 체육대회라 하지만 예전에는 운동회라고 불렀다. 학교만의 행사가 아니라 온 마을 잔치였다. 한쪽에서는 뜨거운 육개장 솥단지가 끓고, 다른쪽에서는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가 낚시로 생필품을 건져 올리는 경기도 하곤 했다. 지금은 그런 광경은 볼 수 없다. 체육대회는 평일에 한다. 오전에는 저학년, 오후에는 고학년이 참가한다. 그리고 점심은 급식이다. 도시락을 싸지 않는다는 것은 마음에 들지만 조금 삭막하다. 운동회는 모두 둘러앉아 김밥도 먹고 이야기도 나누며, 온 동네 사람들과 친분을 나눌 수 있는 자리였다. 아이들은 손등에 찍힌 달리기 등수 스탬프를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뛰어노는 잔치였다. 이제 그런 잔치 분위기가 없어져서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든다.
 
그래도 변함없는 건 있다. 뜨거운 태양과 운동장, 열성적으로 응원하는 부모님들, 그리고 열심히 뛰는 아이들의 열정인 것 같다. 벌써 다음 체육대회가 기다려진다. 그 사이 아이는 훌쩍 커서 고학년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때도 달리기 경주에서 일등 하라고 열렬히 응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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