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성숙되지 않아 쉽게 구토 일으켜
약 토해내도 즉시 다시 먹여야
시럽제는 맛 좋아 함부로 두면 다 먹어
정제·캡슐제는 물 미리 머금고 먹어야

좌제는 녹는 시간 15분 정도 지켜봐야
가루약은 완전히 개어야 폐 유입 방지
탄닌·탄산 음료 약 효과 떨어뜨리고
위장벽 자극해 위장장애의 위험 커져
 


"감기약을 먹이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도로 뱉는데…." "칭얼대다가 잠든 아기를 깨워 분유와 약을 따로 먹이려니 안쓰러워 섞어 먹였는데 토하고 나서 먹질 않아요. 어떻게 해야 하죠?" "우유와 함께 먹여도 될까요?"
 
3세, 6세짜리 남매를 둔 이세경(32·북부동) 씨는 아이들 약 먹이는 것 자체가 '큰 일'이다. 소아는 저항력이 약해서 쉽게 병에 걸리는 반면, 쓴맛의 약 먹기를 거부하거나 억지로 먹여도 토해내는 경우가 많다. 또한 콩팥의 약물대사 능력이 낮아서 적은 양의 약물로도 쉽게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소아의 경우에는 어머니가 병에 대한 지식과 올바른 약의 복용법을 알아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베테랑 엄마들도 힘들어 하는 약 먹이기 잘 하는 방법, 어떤 게 있을까.
 

■ 약물별 사용 요령

▲ 소아와 어린이는 저항력이 약해 쉽게 병에 걸리지만 약 먹는 것을 거부하거나 토해내는 경우가 많다. 약물대사 능력이 낮아 부작용도 많으므로 올바른 약 복용법을 알아둬야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하루 3~4번의 정확한 약물 복용은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어른들의 경우에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소아는 약을 먹이는 보호자와 약을 먹는 소아의 생활리듬을 고려해 복용방법을 정하는 것이 좋다. 또 소아는 위장이 아직 충분히 성숙되지 않아 구토를 잘 일으키고 식후에는 배가 불러 약 먹기를 거부하므로 식사 직전에 먹이는 것이 좋다. 만약 자극성이 강한 약일 경우에는 약 먹은 후에 우유를 먹이도록 한다.
 
가루약은 쓴맛과 나쁜 냄새 때문에 그냥 먹이기는 어렵다. 유아의 경우에는 소량의 물에 개어 젖꼭지에 발라서 먹이거나 입 윗쪽 천정에 바르고 주스나 우유를 먹이면 쉽게 삼킨다. 또한 평소에 자주 마셔보지 못한 주스나 과즙, 벌꿀 등에 섞어서 먹이면 쉽게 먹는다. 목이 마를 때 먹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감기 때 먹는 시럽제의 경우, 증상에 따라 다른 약을 섞어 먹일 때가 있는데 이 때에는 먹이기 전에 흔들어서 약이 충분히 섞이도록 해야 한다. 유의해야 할 것은 지나치게 흔들 경우 거품 때문에 정확한 양을 재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김해녹십자약국 정태한 약사는 "대부분의 시럽제는 감미료와 방향료가 들어 있어 맛이 좋기 때문에 어른들이 없을 때 어린이가 전부 먹어버리는 경우가 있다"며 "약 보관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데, 냉장고에 보관할 때에는 종이봉지 같은 데에 넣어 잘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제나 캡슐제의 경우 입 안이나 목에 걸리는 경우가 있으므로 물을 미리 머금게 한 뒤 약을 먹여야 한다. 약을 삼키고 나서도 물을 많이 먹이는 것이 좋다. 3세 이하의 어린이는 스스로 삼킬 수 있다 하더라도 가능한 한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변이 정체돼 있는 상태에서 좌제를 사용하면 변과 좌제가 함께 배출되기 쉽다. 따라서 되도록이면 배변 후 굵은 쪽부터 항문 깊숙히 넣어 준다. 좌제는 사용후 15분이 지나야 녹는다. 충분히 삽입한 것 같아도 수 분 후 항문에서 빠져나가는 일도 있으며, 어린 아이라 할지라도 이물감 때문에 꺼내버리는 일도 있으므로 삽입한 후 15분 정도는 어른이 지켜보아야 한다.
 
소아는 피부 흡수력이 강하므로 연고제는 과다하게 많은 양을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안약을 넣는 경우에는 어린 아이의 머리를 잡고 얼굴이 위로 향하도록 해 눈을 뜨는 순간에 넣으면 쉽게 들어간다.
 

■ 약 잘 먹이는 방법
약은 달게 해서 먹이면 거부감이 없어진다. 설탕을 타도 약효는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아이들이 먹는 시럽에는 50%쯤의 설탕이 들어 있다. 초코시럽, 설탕시럽처럼 아이들이 잘 먹는 것은 무엇이든 괜찮다. 좋아하는 잼에 가루약을 개어 먹이는 것도 방법 중 하나이다.
 
초보 엄마들이 실수하기 쉬운 것이 우유와 함께 약을 섞어 먹이는 것이다. 하지만 우유는 섞어서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아주 어린 아기라면 문제가 없지만, 맛을 분간할 줄 아는 아이에게 약을 탄 우유를 먹이면, 나중엔 우유까지 먹기를 거부하게 된다.
 
만약 약을 토하면 즉시 다시 먹여야 한다. 부모들은 아기가 토하느라 고생했다고 생각해 조금 있다가 먹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토한 직후에는 뇌에 있는 구토중추가 피로해져 구토능력이 상실되지만, 조금 지나면 다시 회복돼 또 토하게 된다. 때문에 토하더라도 시간적 여유를 두지 말고 즉시 다시 먹여야 한다.
 
약은 한 숟가락에 단번에 먹여야 한다. 두 번, 세 번 나눠 먹이면 아무리 달래도 두 번째부터는 약 먹기를 거부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가루약은 물 위에 뜨지 않게 완전히 개어 먹여야 한다. 성가시다고 대충 하면 가루가 폐로 흩어져 들어가 기침이 나고, 토하게 된다.
 

■약 먹일 때 어떤 물로 먹여야 하나
어린이들의 경우 약을 먹일 때는 충분한 양의 물을 마시도록 해야 한다. 정제를 먹일 경우 물의 양이 많을수록 약의 흡수 속도가 빨라진다.
 
어른들의 경우 물없이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자칫 약의 성분에 따라서는 식도에 잔류하면서 식도를 자극해 식도궤양이 생길 수 있다. 물은 될 수 있는 한 따뜻하게 해서 먹는 것이 좋다. 너무 찬물로 약을 복용하면 위 점막의 흡수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태한 약사는 "어린이들이 약을 쉽게 먹을 수 있도록 음료수와 함께 먹이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이는 삼가야 할 일"이라며 "음료수 중에는 탄닌이란 성분이 있을 수 있는데, 이 탄닌은 약물에 흡착해 효과를 떨어뜨리거나, 탄산가스가 위장벽을 자극해 위장장애의 위험이 더 커지므로 약은 꼭 물로만 먹이도록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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