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퇴직해 김해서 도시농업 시작
2~3년 전부터 전국에서 주목받는 분야
"텃밭 가꿀 수 있도록 지자체 도움 필요"

"도시민은 바쁜 일상 속에서 몸과 마음이 지쳐 있답니다. 도시농업을 하면서 풀을 뽑고 거름을 주고 직접 심은 씨앗이 싹트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생명의 위대함 앞에 마음이 겸손해집니다. 도시민들에게는 도시농업만큼 손쉬운 힐링 수단이 없죠."
 
송병열(50·내외동) 씨는 아직 걸음마 단계인 김해의 도시농업을 이끌어가는 리더다. 도시농업은 도시의 소규모 농지에서 경영하는 농업을 뜻한다. 그는 4년 전 밀양에 촌집을 얻어 주말 텃밭농사를 시작했고 지난해 9월 직장에서 희망퇴직을 감행했다. "도시에서만 살았습니다. 수원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지난 1995년 회사가 자동차 산업에 뛰어든다고 해서 김해로 옮겼지요. 주말에 농사를 해보니 직장생활을 더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그만뒀습니다. 오래전부터 귀농을 생각해오다 올해 자녀들이 학업을 마치게 되어 실행에 옮겼답니다."
 
그는 올해 김해도시농업연구회장 자리를 맡았다. 지난해 아내가 김해도시농부학교 1기 과정을 밟아 사람들과 알게 됐는데, 회원들이 농사 경험이 있는 송 회장에게 자문을 자주 구하게 됐고 회장 자리까지 권유한 것이다. "수도권에서는 예전부터 용인이 귀농지로 유명했고 요즘은 충북 진천이 인기지역이다. 2~3년 전부터는 다른 지방에서도 도시농업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김해에서도 도시농업이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태하천이라며 해반천에 토목공사를 하고, 공원에 체육시설을 만들죠. 그러나 이런 것보다는 텃밭을 만들어서 함께 가꿀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가 도와주는 게 더 좋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독일은 숲 속에서 갖가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가족끼리 쉬도록 한다. 일본은 녹지가 부족한 도심에 지하텃밭을 분양해 주민들의 반응이 좋다"고 덧붙였다.
 
송 회장은 도시농업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습관을 길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기후변화로 도시에 열섬 현상이 심하고 봄, 가을이 사라졌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도시농업을 통해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환경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김해농업기술센터 안에 있는 체험장에 어린이들이 자주 견학을 오는데, 참 많은 것을 배우고 간다"고 밝혔다.
 
도시농업은 각종 연구를 통해서 실제로 정신건강에 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병원처럼 마음의 안정이 필요한 곳에서는 도시농업이 더 필요하다고 송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진영에 있는 노인요양시설인 효능원에서는 옥상에 텃밭을 가꿔 큰 효과를 거뒀다. 부산 해운대구청도 텃밭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 공무원들에게 휴식 공간을 마련했다"며 "아내가 지난해 김해도시농부학교를 마치고 부산대 평생교육원에서 원예치료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25명 정도 되는 김해도시농업연구회 회원들의 열정이 대단하다. 6명씩 조를 나눠 수시로 모여 경험을 공유한다. 농업기술센터가 의욕적으로 도와주고 있어서 나날이 발전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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