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뉴스>는 지난 14일자 4면에 "중요 현안·핵심마다 침묵으로 일관 김해 시민단체는 아직 갈 길 멀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시의 재정 지원을 의식해서인지, 김해지역의 상당수 시민단체들이 김해시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실 이 기사는 숱한 증거 자료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점잖은 논조를 유지한 편입니다. <김해뉴스>는 김해지역의 상당수 시민단체들이 그리 좋은 평을 듣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유감으로 생각하고 있던 터였습니다. 그런데, 보도 직후 한 시민단체 대표가 항의성으로 <김해뉴스>를 방문해 남태우 편집국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전해들은 말로만 판단한다면, 이 시민단체 대표의 논리와 시각에는 적지 않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른바 '을'에 해당하는 시민들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보였고, 권력이 포함되는 '갑'의 횡포에 대한 감시 의지가 그리 강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다른 지역 시민단체들이라고 해서 모두 다 긍정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몇 년 전 저는 '전국언론노조 부위원장/ 한국기자협회 전 부회장' 자격으로 한국기자협회보에 특별기고를 해 부산지역 일부 시민단체들의 부적절한 행태를 비판한 적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이미 '제 5부'라 불릴 정도로 권력화 한 시민사회단체들은, 미안한 얘기지만, 국민들로부터 예전 같은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부산의 경우 ㄱ은 사고지부로 지정됐고, ㄴ은 최근 이명박 후보 지지 단체를 주도한 인사를 대표로 선출했고, ㄷ은 전 핵심 간부가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 선거에 나섰고, ㄹ은 아예 관에서 선호하는 인물이다."
 
이들 중 'ㄹ'의 대표는 특히 문제가 많은 사람입니다. 언젠가 부산시 부시장에게 제가 사적으로 물어보았습니다. "'ㄹ'의 대표는 시가 주최하는 공청회 때마다 어김없이 토론자로 나오던데, 안 좋은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아닙니까." "우리 시로서는 얼마나 고마운 사람인데요. 차비 좀 쥐어주고 민원 하나 들어주면 우리 시가 원하는 말 다 해줘요. 이 기자도 잘 활용하세요. 허허."
 
어쨌든, 특별기고가 나가자 전국적으로 갑론을박이 있었는데, 한 부산지역 시민단체 관계자의 반응은 한심함을 넘어 아예 가관이었습니다. 이 관계자는 제가 시민단체 '전부'를 폄하했다면서 사과를 요구해 왔습니다. 저는 같잖아 하면서 "'일부'를 '전부'로 읽었으니, 독해력에 문제가 있거나 제대로 안 읽은 것 같은데, 사과 운운할 계제는 아닌 듯하다. 그건 그렇다 치고 칼럼의 팩트(사실)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단체들이 있다면 그 단체들의 대표들을 한 자리에 다 모아라. 내가 직접 가서 공개토론을 해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그 뒤로 가타부타 말이 없었습니다.
 
김해지역 시민단체들의 사정은 어떨까요? 나름 지명도를 가진 일부 시민단체들의 경우, 권력화 단계에는 이르지 않았지만, 자칫 '권력의 2중대화' 할 가능성은 없잖아 있어 보입니다. 아니, 이미 그런 행동을 하는 단체들이 있습니다.
 
제 경험으로 보건대, 지금은 시민들이 다만 지켜만 볼 따름이지만, 어느 날부터는 돌을 집어 들고 직구로 던질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환골탈태를 기대합니다. 더불어, 뜻있는 시민들과 건강한 시민단체들은 반듯한 시민단체 결성과 연대 활동에 깊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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