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근 성균관 부관장.
김해향교 장의 등 역임 청년유도회 창립
유림 젊어져야 미래가 있다는 게 지론
장군차 매개로 노 전 대통령과도 친분

김영근 성균관 부관장(66)은 임진왜란 당시 김해성을 지키다 순절한 김득기 공의 12대 손이다. 가락 출신인 그는 지난해 12월 성균관 부관장 자리를 맡았다. 김해향교의 대표임원 격인 장의와 유도회 상임위원 등을 지냈고, 2009년에는 김해청년유도회 창립을 주도한 지도력을 인정 받은 덕분이었다. 김해에서는 진영 출신으로 1967년 제8대 성균관장을 역임한 고 성종호 선생 이후 45년 만의 경사였다.
 
유림이 젊어지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게 김 부관장의 평소 지론이다. 그는 "의관을 단정하게 하고 격식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이 편하게 찾아오도록 해야 예절도 배울 게 아닌가. 젊은 엄마들이 스스럼없이 오도록 해야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향교에 친숙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유림에도 젊은 피가 수혈돼야 한다. 성균관이나 향교가 노인단체로 인식된다는 것은, 선비문화에 미래가 없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관장은 "유교는 내세를 기복하는 종교나 고리타분한 공부가 아니다. 현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생활철학"이라며 "산업사회에서 복권만이 희망인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우리가 유림임을 잊고 살기 때문"이라고 개탄했다.
 
김 부관장의 조상들, 즉 김득기 공의 후손들은 무려 9대에 걸쳐 김해향교 대표를 지냈다고 한다. 그래서 김 부관장은 김해향교에 대해 기대감이 많고, 그에 걸맞게 안타까움도 많다. 서울에 있는 커다란 성균관보다 김해에 있는 작은 향교를 바꾸기가 더 어렵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는 "하다못해 회의나 방문객들을 맞이할 때 필요한 발표용 빔 프로젝터조차 없다"며 "사비를 들여서 사겠다고 해도 싫다니, 과연 누구에게 귀를 열겠나"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스마트폰 하나로 지구 반대편 사람들과 대화하는 시대에 김해향교 홈페이지가 없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덧붙였다.
 
김 부관장은 장군차를 매개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그는 2005년부터 3년여 장군차 영농조합장을 맡았다. 첫 번째 차를 따면 노 전 대통령에게 보내곤 했다. 그랬더니 노 전 대통령이 고향에 내려오자마자 그를 찾았다고 한다. 이후 봉하마을에 장군차 단지를 만들어 발전시키고자 했지만 노 전 대통령은 심었던 차를 수확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김 부관장은 "노 전 대통령은 장군차의 진가를 일찌감치 안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장군차 인지도가 낮아 봉하마을과 연계한 스토리텔링이 필요하지만 외면 당하고 있어 안타깝다. 가공시설과 연구소, 홍보관을 다른 곳에 요구할 게 아니라 봉하마을에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서울 전시회에 가보면 보성, 하동 녹차와 인지도 차이가 있다. 그나마 봉하에서 판매량이 가장 많다"고 아쉬워했다.
 
김 부관장은 "인정받는 차를 만들려면 국내외 품질대회에서 수상하고 전문가와 교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연후에 국수, 비누, 아이스크림, 심지어 가축사료까지 다양한 소비처를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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