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가 경남공예품대전에서 14회 연속 최우수기관상 수상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2000년부터 올해까지 한 번도 최우수기관상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마치 이 대전은 김해시를 위해 열리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다.
 
도내 공예업체 18개 시·군에 700여개
김해에만 230여곳 달해 막강한 저력
지역 대전·장려비도 창작의욕 높여
특선 이상 42점 대한민국대전 출품


지난달 19일 창원 성산아트홀에서 개최된 2013 경남공예품대전에 김해에서는 총 68개의 작품을 출품했다. 전통금속공예가 허건태(49) 씨가 은공예작품 다기 세트 '장군차를 담은 매화'로 대회 최고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이밖에 은상 3명, 동상 3명, 장려상 2명, 특별상 2명, 특선 3명, 입선 13명 등 김해에서는 모두 26명이 입상했다. 이런 성적을 앞세워 김해는 최우수기관상을 받은 것. 이 상은 시별 출품작품 수, 수상작품별 점수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준다.
 

▲ 2013 경남공예품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허건태 씨의 작품 '장군차를 담은 매화'. 김해의 시화인 매화를 조각한 잔으로 김해의 특산품인 장군차를 마신다는 의미를 담은 작품이다. 찻통, 찻주전자, 찻잔을 감고 올라가는 매화가 보인다. 김병찬 기자 kbc@

김해시가 14년 연속 최우수기관상을 받은 비결은 다른 시·군과 비교해 공예업체가 압도적으로 많은 덕분이다. 경남도 18개 시·군의 공예업체는 총 700여 곳인데, 김해시에만 230여 곳이 있다. 창원시는 마산과 진해를 다 합쳐도 80여 곳밖에 안 된다. 도 내 각 시·군 중에서 가장 공예업체가 많은 것이다. 인구 비례로 보더라도 김해시는 단연 1위다. 이처럼 김해에는 다른 시·군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공예를 '업'으로 하는 공예인들이 많으니, 출품하는 작품 수가 많고 작품의 수준이 높다. 경남도 기업지원단 관계자는 "부산 등 인근 대도시에서 작업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김해로 가는 공예인력도 많은 것으로 안다. 최우수기관상 14년 연속 수상은 김해 공예인들의 저력이 이루어낸 결과"라고 밝혔다.
 
김해시가 매년 경남공예품대전보다 앞서 김해시공예품대전을 개최하는 것도 큰 힘이다. 또 시가 공예품 개발 장려비를 지원하는 것도 공예인들의 창작의욕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허건태 씨의 작품 '장군차를 담은 매화'는 김해의 시화인 매화를 새긴 잔으로 김해의 특산품인 장군차를 마신다는 의미를 담은 작품이다. 허 씨는 "귀한 손님에게 정성을 다해 그윽한 장군차 한 잔을 달여 대접하는 마음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찻잔을 자세히 보면 매화 가지가 찻잔을 감싸고 올라가 꽃을 피우는 형상을 표현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5개월여 동안 작품을 만들면서 수없이 많은 망치질을 했다. 작업과정이 너무 힘들어 전통금속공예를 하는 공예인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허 씨는 그 길을 숙명으로 알고 있다. "작품을 통해 김해와 가야를 알리는 일이 내가 할 일"이라고 말하는 허 씨의 이야기는 본지에서도 상세히 다룬 바 있다.(김해뉴스 1월 15일자 10면 보도)
 
한편 경남공예품대전은 경남을 대표하는 우수 공예품을 발굴한 뒤 상품화를 유도하기 위해 열린다. 또 전통공예의 전승, 공예 산업의 저변확대 및 기반 강화도대회를 개최하는 다른 목적이다. 이 대회는 목·칠기, 도자, 금속, 섬유, 종이, 기타 공예 등 6개 분야에 걸쳐 경남의 공예인들이 1년에 한번 기량을 겨룬다. 올해 대전에는 324종 1천700여 점의 작품이 출품돼 98점이 입상했다.
 
올해 대전에서 특선 이상 입상한 작품 42점은 내달 7~9일 전남 순천의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특별전시관에서 개최되는 '제43회 대한민국 공예품대전'에 경남을 대표해 출품된다. 김해시에서는 작품 13점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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