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질·비타민·각종 유기산 풍부
절기상 망종 이후 수확한 게 가장 좋아

구연산은 당질 대사 촉진·피로 해소
유기산은 위장작용 돕고 식욕 돋워
한방에선 오매·백매 형태로 사용

지방간·지방세포 감소 혈당유지 도움
각종 암 예방 효능 연구도 활발히 진행


▲ 매실은 5월 하순부터 6월 중순까지 수확하는데 피로 해소와 복통 완화, 해독·항균작용뿐만 아니라 암 예방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 '푸른 보약'이다.
허준 하면 연상되는 수식어는 단연 '동의보감'이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은 연관어를 꼽는다면 '매실'을 빼놓을 수 없다. 1999년 대 흥행을 했던 TV 드라마에서 허준이 원인을 알 수 없이 퍼져나가는 역병을 치료하는 데 매실즙을 사용한 뒤부터 그 효능이 새삼 주목받기 시작했다.
 
어느새 '푸른 보약'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매실. 때문에 해마다 6월을 전후해 매실 엑기스와 매실주 등을 담그는 가정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무기질과 비타민, 각종 유기산이 풍부해 피로를 풀어주고 복통을 완화시켜주며 해독, 항균 작용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매실의 효능과 먹는 법에 대해 알아본다.
 

■ '푸른 보약' 매실
매화나무의 열매인 매실은 신맛이 특징이다. '산미'로도 불리는 신맛은 기본 4가지 맛 중 하나인데, 타액선을 자극해 침을 분비시킨다. 침의 분비량은 건강의 척도라고도 할 수 있다. 건강할수록 타액 분비도 많아진다. <삼국지>에는 이와 관련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위나라 조조가 여름철 남쪽 정벌에 나섰는데, 물 부족으로 병사들이 갈증에 시달리게 됐다. 이때 조조는 "조금만 더 가면 매실 숲이 나오니 그곳에서 매실을 따 먹고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라"고 말했다. 매실의 상큼한 맛을 머릿속에 떠올린 병사들의 입 안에 침이 고여 일시적으로 갈증이 해소됐고, 원기를 회복해 승리를 거뒀다.
 
매실은 5월 하순부터 6월 중순까지 수확한다. 망종(올해는 6월 5일) 이후 수확한 게 가장 효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듣는다. 활천경희한의원 이현효 원장은 "<동의보감>에는 매화나무의 열매, 가지, 잎 등을 한약재로 사용한 기록이 있다"며 "매화나무 가지는 한자로 매지(梅枝)라 하여 벌레를 몰아내는 데 사용한다고 기록돼 있다. 잎은 매엽(梅葉)이라고 하는데, 진하게 달여 먹으면 체하여 갑자기 토하고 설사하는 급성 위장병인 곽란과 같은 설사를 치료한다고 <동의보감> 본초문에 기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효 원장은 그러나 매화나무의 가장 큰 쓰임새는 열매인 매실이라고 말했다. 매실은 과육이 약 80%인데, 그 중에서 약 85%가 수분이며 당질이 10% 가량이다. 무기질·비타민·유기산(시트르산·사과산·호박산·주석산)이 풍부하고 칼슘·인·칼륨 등의 무기질과 카로틴도 들어 있다. 그 중 시트르산(구연산)은 당질의 대사를 촉진하고 피로를 풀어주며, 유기산은 위장의 작용을 활발하게 하고 식욕을 돋우는 작용을 한다.
 
좀 더 상세하게는, 매실은 갈증을 멎게 하고, 횡격막 상부를 훈훈하게 해준다. 음력 5월에 녹색으로 익기 전 노랗게 덜 익은 열매를 따서 불에 말리면 한약재인 오매(烏梅)가 된다. 오매는 염증을 제거하고 토역을 그치게 하며, 갈증과 이질 열, 뼈 쑤시는 증상을 다스리는 데 쓰인다. 또 술독을 풀어주며 곽란·조갈증에도 효험이 있다. 소화액 분비를 좋게 해주고 간 기능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매실을 소금에 절여서 10일쯤 두었다가 건져내 오래 두면 표면에 흰 가루가 생기는데, 이를 백매(白梅)라 한다. 기침·설사·갈증을 그치게 하며, 구충제로도 쓰인다.
 
하지만 매실에는 '아미그달린'이라는 독성 물질이 있어 날것으로 섭취하는 것은 삼가는 게 좋다. 이현효 원장은 "매실을 날것으로 많이 먹거나, 오랫동안 먹게 되면 독성 때문에 중독을 일으키거나 신장의 기능이 허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엑기스나, 매실주, 장아찌 등의 형태로 가공해 먹어야 한다"며 "뿐만 아니라 매실의 강한 신맛은 뼈와 치아를 상하게 하므로 날것으로 섭취하는 일은 가능한 한 삼가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 속속 밝혀지는 효능들과 먹는 법
매실의 효능 가운데 특히 중요한 것은 항균작용이다. 구연산·사과산 등 매실에 함유돼 있는 풍부한 유기산은 미생물 증식을 억제하는 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 요즘과 같은 고온다습한 날씨에선 식중독균의 번식이 왕성하다. 그런데 매실액을 넣은 음식과 넣지 않은 음식을 실온에서 하루정도 보관했을 때 황색포도상구균의 증식이 최고 7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한 실험 결과 밝혀졌다.
 
매실은 포도당 흡수율에도 관여한다. 한국식품연구원의 최근 실험 결과에 따르면 비만 쥐의 근육세포에 매실 추출물을 넣은 경우 포도당을 흡수하는 비율이 1.3배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체중이 줄고 지방간 축적 감소와 함께 지방세포 크기도 줄어들었으며, 혈당도 정상 수준으로 떨어졌다.
 
매실 추출물은 간암이나 혈액암, 피부암, 위암 같은 각종 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분야의 연구 또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매실차를 마실 때는 엑기스를 찻숟가락으로 3~4번 덜어 잔에 담아 생수를 부어 하루 1~2잔정도 마시면 된다. 매실주는 1년 정도 숙성시킨 뒤 마시면 위장기능 향상, 갈증 해소, 추위 극복, 찬 배와 잦은 설사 등에 효험이 있다.
 
청매실은 과육이 단단하고 아삭한 식감이 있으므로 장아찌나 피클, 매실청을 만드는 데 유용하다. 반면 황매실은 향이 그윽하고 과즙이 많아 매실주나 매실차, 매실잼 등을 만들면 적당하다. 따라서 용도에 맞게 청매실과 황매실을 구분해 이용하면 된다.


도움말=김해 활천경희한의원 이현효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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