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금연구역 확대 지정
애연가들 볼멘소리 불구 금연바람 솔솔

습관화된 흡연은 폐해 인식 상쇄시켜
가족 위협하는 간접흡연 위험성 알아도
개인적 의지만으로는 끊기 어려워
질병이라는 생각과 약물치료 병행해야
담배로부터의 완전한 탈출 가능해


지난 1일부터 150㎡ 이상 음식점과 주점, PC방 등에 대해 전면 금연이 실시되고 본격적인 단속이 시작됐다. 이 같은 금연 정책은 폐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흡연을 줄이는 데 일조할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애연가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 같지만 이번 기회에 아예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이래저래 금연에 실패한 흡연자들에겐 결심을 굳힐 좋은 기회가 생긴 셈이다. 하지만 금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흡연의 폐해에 대해 정확히 알고 실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양산부산대병원 가정의학과 정동욱 교수의 도움말로 이번 기회에 '완전 금연'에 도전해보자.
 

■ 흡연의 폐해, 상식?
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한 2010년 분석자료에 따르면 18~85세 전체 사망자의 21.6%인 7만 9천900여 명이 담배 때문에 사망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자에게 흡연은 일종의 학습된 행동으로서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인지돼 있다. 음주나 식사 후 등 특정한 행동을 할 때 반드시 동반되게 된다. 스트레스, 불안, 분노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흡연을 이용하기도 한다.
 
정동욱 교수에 따르면 금연클리닉과 금연교실에 참가하는 흡연자 대부분이 "현재는 업무상 스트레스로 힘들다" "누구는 80세까지 흡연해도 건강하더라" 등의 형태로 금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거부감을 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생명과 직결되는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환자들도 금연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나빠진 건강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해소할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한 심리적 원인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흡연이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왔다면 금연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작 흡연자들은 담배를 끊는다는 것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하고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정 교수는 "금연을 원하는 사람은 흡연자 중 70%나 되지만 실제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은 30%정도에 그친다"며 "이는 흡연자 대부분이 담배가 건강에 무해하거나, 유해하더라도 매우 작은 영향만을 끼친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의 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하는 사람들은 전체 흡연자의 2~3%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간접흡연이 더 위험하다
흡연자들이 일반적으로 걱정하는 폐암은 통계학적 연구에 의하면 20여 년이 지난 후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흡연자 군에서 훨씬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량을 줄인다면 폐암의 발생률은 감소하지만, 몇 개피만 피더라도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줄어들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와 더불어 흡연자의 배우자나 아이들의 암, 폐질환 발생률 및 사망률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는 흡연자의 폐를 통해 나오는 주류연보다 담배에서 직접 나오는 부류연이 더 높은 농도의 타르와 일산화탄소 등을 포함하고 있어 간접흡연의 피해를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양산부산대병원 가정의학과의 한 전공의가 체험을 통해 실험한 결과는 놀랍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그는 PC방에서 두 시간 정도 머문 뒤 병원으로 돌아와 일산화탄소 측정을 했다. 일반적으로 줄담배를 피우는 사람과 맞먹는 수준인 '17'이 측정됐다. 이는 간접흡연이 그만큼 인체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실례다.
 
하지만 간접흡연에 대한 직접적인 제지나 흡연자의 인식 정도는 극히 낮은 수준이다. 정 교수는 "한 통계조사에 따르면 버스 정류장, 술집, 커피숍 등에서 간접흡연을 경험하는 많은 사람들이 흡연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불쾌함을 느끼지만, 이를 흡연자에게 직접 표현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간접흡연에 대해 관대하고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어느 정도 묵인하는 원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 흡연은 습관이 아니라 '질병'
흡연은 단순히 개인적인 기호와 습관을 떠나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의 건강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는 '질병'이다. 따라서 반드시 금연을 실천해야 하며, 개인적 의지만으로 부족할 땐 의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최근 니코틴 중독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들이 나와 높은 금연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금연을 위한 약물요법으로는 크게 니코틴 대체요법(껌·패치·비강분무제·흡입제)과 니코틴을 사용하지 않는 약물요법(부프로피온·챔픽스)이 있다. 최근에 개발된 바레니클린 제재인 챔픽스는 뇌에 있는 니코틴성 아세틸콜린 수용체에 작용해 흡연욕구와 금단 증상을 해소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교수는 "일반적으로 니코틴이 몸에 흡수되면 아세틸콜린 수용체를 통해 분비된 도파민이 뇌의 쾌감중추를 자극해 흡연의 만족감을 얻게 한다. 하지만 챔픽스는 바레니클린이 수용체에 결합하되 부분적으로 활성화해 도파민을 부분적으로 분비하게 함으로써 흡연욕구와 금단 증상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금연은 반드시 자신의 의지가 전제돼야 하며, 보조적인 약물요법이 추가되었을 때 성공률이 올라가게 된다"고 말했다.
 
금연은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일 가운데 스스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힘든 금단증상을 극복해야 하는 두려움도, 흡연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스트레스 퇴치법도 이제는 많은 극복법이 있다.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 특히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금연일을 정하고 가까이 있는 병원과 보건소 금연 클리닉의 도움을 받는 게 현명하다.


도움말=양산부산대학교병원 정동욱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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