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문인협회 사화집.
김해문인협회 네 번째 사화집 펴내
시조·시·동시·동화 등 회원 작품 수록
찾아가는 백일장 당선작도 책 엮어

'나 어릴 적 어른들은 김수로왕릉 곁 수릉원나무 그늘 아래에서 활을 쏘았고 어린 우리들은 여름방학 온종일 뙤약볕에서 화살을 주우며 사탕 살 용돈을 벌었다. 그때 나무 과녁은 집채만큼 커 보이고 여름 석양이 질 때면 화살이 마치 붉은 태양 속을 향하듯 빠르게 날아갔고 그 자체는 어린 우리들에게는 경외였다.'
 
김해문인협회 김석계 회원의 수필 '수릉원'의 첫 부분이다. 한 세대 전 수릉원의 여름날 풍경이 선연히 떠오르는 글이다. 비슷한 추억을 가진 김해의 중년세대들이 이 수필을 접하면, 저마다 그날의 이야기를 늘어놓을 것 같다.
 
'이국(異國)서 온 여자들이/ 시를 읽는다(아기를 안은 엄마, 학부형, 처녀들이)/ 파도야 어저란 말이냐, 흐드리는 꽃을 읽는다/ "이세에 이는 바라메도 나는 괴로우해따"/ 세상에서 가장 강한 그리움의 언어로/ 서시를 읽는 황·띠·센 따이 / 눈물이 난다.' 이윤 시인의 시 '내 이름은 황티센'의 한 구절이다. 지난 5월 31일 동상동 다문화카페 '통'에서 김해다문화도서관 주최로 열린 결혼이주자들의 문학의 밤 시낭독회를 지켜보았던 시인이, 그날의 감동을 노래한 시다. 다문화사회인 김해의 풍경 하나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김해문인협회(회장 이은호)에서 사화집 <금바다(金海)의 노래 - 어리연 꽃잎을 밟고>를 펴냈다. 네 번째 사화집이다.
 
이번 사화집에는 김해문협 회원들의 김해 사랑이 가득하다. 이동배 회원이 시조를, 곽송자 등 29명 회원이 시를, 선용 회원이 동시를, 구애순 등 11명 회원이 수필을, 손영순 회원이 동화를 발표했다
 
연지공원, 화포천, 신어산, 상동면 묵방리, 무척산 연리목 등 김해 곳곳의 풍경이 시에 담겼다. 장날의 기억과 외국인 거주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들도 눈에 띈다. 평소 무심하게 지나치던 풍경과 김해의 일상을 일깨워 주는 작품들이다.
 
이은호 회장은 발간사에서 "회원 여러분들께서 한결같이 김해를 모티프로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이번 사화집을 출간하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 '찾아가는 백일장'에 당선된 학생들의 작품을 모은 책 '꿈꾸는 소나무'
한편, 김해문협은 올해 상반기에 영운초등학교에서 '찾아가는 백일장'을 개최했다. 이때 당선된 학생들의 작품을 모아 별도로 책을 엮었다. 책 제목은 <꿈꾸는 소나무>. 운문 부문에서 장원을 한 1학년 정재현 학생의 '소나무'를 비롯해, 어린 학생들의 마음이 잘 나타난 작품들이 실려 있다.
 
영운초등학교 이동배 교장은 "요즈음 학교에서는 글짓기에 대한 배움의 기회가 부족하다고 본다. 학교마다 있었던 특활반 문예부도 없어진 지 오래고 교내 백일장도 기회를 주지 않아 초등학교 6년 동안 좀처럼 글짓기를 해본다는 것은 어렵다"며 "행복한 글짓기 시간과 꿈 밭을 일구어주신 김해문인협회 회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해문협은 김해의 초등학교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백일장'을 상반기·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하고 있다. 이후 당선 작품집을 만들어, 어린이들에게 추억을 안겨주고 있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