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부터 초등생까지 독서교육 다채
유희진 관장 프로그램 직접 짜고 강의
전국 '토요도서관 문화학교'에 선정
아파트부녀회에서도 봉사활동 활발
"학교 가는 길, 어린이집 가는 길에 오가며 들리는 도서관이에요."
'중흥샘이깊은작은도서관'은 진영읍 장동로 19번길 18 중흥S클래스 2단지 아파트 관리동 2층에 있다. 도서관 창문으로 금병초등학교가 바로 보인다. 진영읍에 아파트가 한참 들어설 때 작은 도서관들도 함께 세워졌다. 인근 코아루아파트에는 '글혜윰작은도서관'이, 자이아파트에는 '생각이크는작은도서관'이 생겼다. 중흥샘이깊은작은도서관은 진영읍에서 가장 늦게 태어났다. 2012년 2월에 개관했다. 윤현옥 초대 관장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 도서관을 탄생시켰다. 그가 경기도로 이사를 가자, 도서관 운영위원으로 봉사하던 유희진(46) 관장이 뒤를 이어 올해 3월부터 운영을 맡고 있다.
유 관장은 동화구연, 스피치, 독서지도, 책놀이 분야의 전문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유아부터 초등학교까지 독서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도서관의 프로그램은 다채롭고 또 알차다. 유 관장은 프로그램을 직접 짜고, 또 강사로도 나선다.
최근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행복한도서관재단과 함께 운영하는 전국의 '토요 도서관 문화학교' 50개관 중 한곳으로 선정됐다. '토요 도서관 문화학교'는 농·산·어촌 도서관과 취약 지역의 작은 도서관을 대상으로 독서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이 도서관을 찾아오는 이용자들은 주로 중흥S클래스 2단지 아파트, 코아루·자이 아파트에 사는 어린이들과 금병초등학교 학생들이다. 학교 가는 길에 도서관이 있다 보니 찾는 어린이들이 많다. "아이들이 지나가다 물 마시고 싶으면 도서관에 와요. 그 아이들에게 '물만 먹지 말고, 책도 보고 가라고 말하죠." 박경희(43) 사서의 말이다. 물도 먹고, 책도 보고…. 그야말로 깊은 산 속 옹달샘처럼 귀한 도서관이다.
박 사서는 지금은 중학교 2학년이 된 딸이 어렸을 때부터 함께 도서관에서 살았다고 한다. "딸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동안 독서지도사 과정을 마쳤고, 딸이 다니던 경운초등학교 도서관에서 봉사도 했죠. 그렇게 책에 푹 빠져 살았는데,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니 제가 이 작은 도서관에 와 있는 거에요."
도서관 창 쪽으로 난 책상에서는 엄마가 딸에게 소곤소곤 책을 읽어주는 소리가 들렸다. 주부 김미경(34) 씨와 딸 지승연(6) 양이다. "자이 아파트에 사는데, 승연이가 도서관을 좋아해서 여기까지 와요. 도서관 옆의 해바라기어린이집에 다니는 승연이에겐 이 도서관이 더 친숙하니까요. 집에도 책이 많아요. 아빠도 늘 승연이에게 책을 읽어주는데, 애가 책을 좋아해서 도서관에도 같이 옵니다." 엄마가 인터뷰하는 걸 보고 있던 승연이는 "엄마가 읽어주는 책이 제일 재미있어요"라고 말했다.
유 관장은 "아파트의 이종석 관리소장이 작은 도서관과 책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도와줘 큰 힘이 된다. 정명숙 부녀회장도 도서관을 위해 봉사해줘 너무 감사하다. 부녀회장이 월간지 몇 권을 구독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의사를 전해와서 도서관은 희망에 부풀어 있다"고 설레임을 감추지 않았다.
도서관에는 1천700여 권의 책이 있다. 유 관장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책을 기증해주는 시민들, 단체나 기업이 많았으면 한다"는 마음을 밝혔다. 중흥샘이깊은작은도서관은 어린이들이 없을 때는 불도 끄고 에어컨도 끈다. 그렇게 전기세를 아껴 한 권의 책이라도 더 갖춰 어린이들에게 읽히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다. 유 관장은 "김해의 작은도서관은 전부 저희들과 같은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도서관 후원 및 도서기증 문의/055-346-7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