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가댁이 있던 '명호(명지의 옛 이름) 마을'은 사방이 공동묘지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올록볼록한 파도 속에 떠있는 조그마한 섬 같은 평화로운 마을이었다. 모래 성분이 많은 토질이라 공동묘지를 가로지르는 길가의 봉분은 일부가 허물어져 혼자 외가댁을 찾아갈 때는 좀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키 큰 버드나무와 마을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커다란 포구나무에서 매미 소리 요란하던 어느 여름날, 아이들이 공동묘지에 매어 두었던 소를 풀어 집으로 가기 전에 서로 도와 번갈아 가며 소의 등에 올라타고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1958년 김해군 명지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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