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동어린이집 원아들이 대포천작은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교통 여건 불편해 큰 도서관 이용 불편
상동면사무소 뒤편에 2007년 개관
장서 8000여권 갖춰 지역민에 큰 사랑

영화감상·동화구연은 유치원 단골 코너
동네 어르신 강사 '바둑교실' 비롯해
글짓기·독후감 교실 등 프로그램 다양


"집에 가는 버스 오기 5분 전이야. 준비해!"

대포천작은도서관은 상동면에서 유일한 도서관이다. 상동면사무소 뒤편에 있는 이 도서관은 상동면 일대의 학생과 어린이들이 버스도 기다릴 겸, 책도 읽을 겸 들르는 도서관이다. 그래서 상동도서관에서는 학생들이 책 읽느라 버스를 놓칠까봐 버스시간을 알려준다. 도서관의 대출 데스크 옆에는 시외, 공영버스 시간표 등이 붙어 있다.
 
대포천도서관은 2007년 1월 2일 개관했다. 현재 장서 수는 8천여 권. 개관할 때부터 지금까지 김옥순(58) 관장이 도서관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김 관장은 "김해 시내에서 많이 떨어진 곳이라 청소년과 아이들이 편하게 책을 읽을 도서관이 없었다. 대포천작은도서관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지역 특성상 교통이 불편하다. 책을 읽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교통이나 신간도서 구입비 등이 조금 더 지원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도서관에 오는 이용자들을 맞는 김영경(35) 사서도 교통이 불편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 도서관에서는 동네 어르신들이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는 '바둑교실'을 비롯해 '예쁜글씨 POP' '도서관 나들이' '그림책하고 놀자' '글짓기·독후감교실'을 열고 있다. 우수한 강사를 초빙해 좋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은데, 교통이 너무 불편하다보니 강사 섭외가 힘들 때가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사서는 2012년 1월부터 이 도서관에서 근무했다. 그는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했는데, 회사에 다니는 동안에도 책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던 중 부모가 대포천작은도서관에서 사서를 구한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그는 주저 없이 지원했고, 내친 김에 사서교육원에서 준사서 교육까지 받았다. 그는 작은도서관 사서가 된 이유를 "책을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이 너무 좋아서"라고 말했다.
 
기자가 방문한 날, 이 도서관에는 꼬마 손님들이 와 있었다. 인근 상동어린이집의 원아들이 와서 영화 감상을 하는 날이었던 것. 상동어린이집의 오춘금(47) 원장은 "상동면에 대포천작은도서관이 들어선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며 감사의 마음부터 털어놓았다. 그는 "일주일에 한 번 원아들과 함께 도서관에 온다. 영화도 보고, 동화구연도 본다. 원아들로서는 일주일에 한 번 극장에 오는 셈이다. 그리고 원아들이 각자 보고 싶은 책을 2권씩 1주일간 대출해간다. 모두 20명이니 40권의 책을 일주일 동안 원아들이 돌려가며 다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도서관에 가자고 하면 원아들이 너무 좋아 어쩔 줄 모른다는 게 오 원장의 설명이다. 어린이집 교사들도 모두 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본다고 한다. 그는 "어린이집에서 신간도서를 구입하기에는 비용부담이 크다. 이동도서관을 이용하려면 절차며 시기가 불편하다. 이 도서관이 생긴 이후부터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의 작은도서관은 대부분 아파트 관리동에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도서관 건물의 특징을 느끼기는 솔직히 힘들다. 그에 비해 대포천작은도서관은 짙은 고동색 단층건물로 산뜻한 외관을 갖추고 있다.
 
기자 역시 상동면사무소 뒤쪽으로 가다가 도서관을 발견하고는 잠시 감탄했다. 도서관에 들어서면 마룻바닥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게 돼 있다. 극장 겸 토론모임방으로 사용하는 시설이 특히 눈에 띈다. 커튼을 치고 불을 끄면 정말 극장처럼 어두워져 빔 프로젝트 화면에 어린이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어린이 50명은 너끈히 앉을 정도로 공간도 넓다.
 
도서관이 이런 모습을 갖추게 된 데는 박현수 시의원의 노력이 컸다. 상동면 출신인 박 의원은 "김해 시내에 비해 시골마을의 노인과 어린이들은 혜택을 못 보는 분야가 너무 많다. 도서관을 리모델링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앞으로도 지역민들과 어린이들이 도서관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 상동면에 하나밖에 없는 이 도서관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기자가 도서관을 불러보는 사이 원하는 책을 다 빌렸는지 상동어린이집 원아들이 도서관을 나섰다. '대포천작은도서관'이 인쇄된 가방에 책 두 권씩을 넣고 나서는 아이들 얼굴이 환하다. △도서관 후원 문의/055-323-8766.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