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하고 행복한 민족의 대명절 추석.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다. 평소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지 못하고, 멀리 떨어져 지내야 했던 자식들이라면 이번 추석을 계기로 부모님의 건강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부모님들은 항상 "신경 쓸 것 없다"며 여간해서는 아픈 내색을 비치지 않지만, 예전과 다른 모습이 눈에 띈다면 적절한 치료와 예방이 필요하다.
 
우선 부모님이 앉거나 일어설 때 무릎을 짚거나, 걸어 다닐 때 주변의 물건들에 의지하거나, 통증 때문에 밤잠을 잘 이루지 못할 경우에는 관절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관절염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충격을 흡수해 주는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극심한 통증과 관절 변형을 불러 일으키는 질환이다. 관절에 통증이 발생하고 증상이 더 심해져 뻣뻣하게 굳어 부어오르면, 피로감이 들거나 걸을 때 절뚝거리게 된다.
 
만약 부모님이 오래 앉아 있는 것을 힘들어한다면 무릎뿐만 아니라 고관절(엉덩이 관절) 질환도 함께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양반다리를 했을 때 통증이 더욱 심해지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나 작은 자극에도 엉덩이나 사타구니의 통증이 심하다면 고관절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관절염은 초기, 중기, 말기로 나눠 단계별로 치료법을 달리한다. 초기에는 약물복용과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을 시행한다. 중기에는 관절 내 연골주사,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 무게 중심축을 이동시키는 절골술 등을 시행한다. 관절염 말기에는 최소상처인공관절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이 수술은 절개 부위가 매우 작고 통증이 적으며 조기 회복이 가능해 고령의 환자들도 안전하게 시술받을 수 있다.
 
부모님 중 한 분이라도 엉덩이를 뒤로 빼고 허리를 약간 구부린 자세로 오리걸음을 걷는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척추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이나 신경공이 좁아져 척수나 신경근을 누르게 되고 이로 인해 증상이 나타나는 질병이다. 보통 노화 때문에 척추뼈와 주변 인대 및 근육이 퇴행돼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50대 이상 장·노년층이 많이 시달리는 질환이기도 하다. 앉아있을 때는 괜찮으나, 걷게 되면 다리가 저리고 무거워 오래 걷기 힘들게 되는 신경성파행을 보이게 된다.
 
사실 크고 거창한 것만이 효도가 아니다. 부모님의 얼굴, 몸의 변화를 잘 살피고 아프다는 하소연을 흘려듣지 않고 챙겨드리는 것이 바로 효도이다. 노인의 관절, 척추 질환은 심한 통증과 함께 운동 감소, 근력 약화로 삶의 질이 떨어지는 등 악순환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번 기회에 부모님의 자세나 걸음걸이를 유심히 살펴보고 평소와 다른지 잘 살펴서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