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민족통일문제가 정치적 쟁점이 되는 듯하다가 별로 논의되지 못한 채 사그라들고 있다. 그동안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노래가 대중화될 만큼 통일에 대한 열망이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민족통일문제를 실질적으로 주도해야 할 정치권은 사실상 민족통일을 외면하거나 반대하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족통일은 민족의 숙원으로 민족웅비의 전제라는 점에서도 이를 외면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국가안보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 아사지경의 북한주민 구출을 위해서도 이를 외면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부당하기 이를 데 없다. 더욱이 동서냉전 체제의 해체로 민족통일의 외부적 조건이 충분히 성숙한 데다 북한의 여러 정황으로 보아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는 점에서도 민족통일은 더 이상 유예될 수 없는 당면과제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북한정권이 붕괴하거나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중국이 북한을 흡수하려 하리란 점을 고려할 때, 민족통일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더없이 강렬해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왜 민족통일을 주도해야 할 정치권이 민족통일을 외면하거나 반대하고 있을까? 그것은 현재의 정치세력들이 민족통일문제에 대해 잘못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진보세력은 북한을 흡수하는 방식의 흡수통일은 안 된다며 평화공존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것은 민족통일을 반대하는 것인 동시에 북한주민을 아사지정으로 내모는 북한정권의 유지를 도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른바 보수세력은 엄청난 통일비용을 감당하려면 남한사회도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며 민족통일에 소극적이다. 이러니 진보세력도 보수세력도 올바론 통일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민족통일과 관련한 필자의 견해를 밝혀보고자 한다.
 
무엇보다 먼저 민족통일의 비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도록 해야 하겠다. 흡수통일은 안 된다며 북한의 인민을 아사지경으로 내모는 북한정권을 도우는 일이 없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통일비용을 걱정해서 민족통일을 반대하는 일도 없어야 하겠다. 통일비용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분단비용을 걱정해야 하며, 통일을 위한 비용은 '비용'이 아니라 민족웅비를 위한 '투자'임을 직시해야 한다. 특히 북한인민의 참상을 생각할 때 민족통일은 하루도 지체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민족통일은 우리민족이 만주와 연해주는 물론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민족웅비의 토대가 될 것이며, 위기에 처한 남한경제의 새로운 활로가 되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민족통일의 비전을 이루려면 올바른 대북정책을 강구해야 하겠는 바,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정권과 인민을 분리해서 대응하는 대북정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북한정권에 대해서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엄정하게 대응하고, 북한인민에 대해서는 최대한 지원해야 하겠다. 이것은 아사지경에 내몰려 있는 북한동포를 도와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북한 인민이 중국으로 기울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지금은 북한 인민들이 북한정권의 억압 때문에 별 힘을 못 쓰고 있지만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북한사회의 변화에 결정적인 힘을 발휘하게 되리라는 점을 통찰해야 하겠다.
 
요컨데 민족통일은 결코 먼 미래의 문제일 수가 없다. 민족통일 문제를 두고 기존정치권이 소모적인 이념갈등 내지 남남갈등이나 벌이고 있는 것은 민족을 배반하는 일이 될 뿐이다. 이런 때는 깨어 있는 국민이 나서서 민족통일 운동을 벌여야 하겠다.
 
    필자의 이런 생각을 시조의 형식을 빌려 표현해 본다.
 '한반도 정세로는 통일이 시급한데
 진보는 반대하고 보수는 외면하네
 어쩌랴 국민 힘으로 민족통일 이루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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