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관상'이라는 영화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송강호, 김혜수, 백윤식, 이정재 등 호화 캐스팅으로도 주목받았던 영화이다.
 
영화 '관상'은 허영만 화백의 '꼴'이라는 책을 원작으로 하고 있고, '꼴'은 신기원이라는 관상가로부터 3년간의 감수를 받아 만들어졌다. 그래서 관상학에는 문외한이지만, 영화 '관상'을 계기로 신기원의 '꼴 관상학'이라는 책을 완독했다. 일견 한의사였던 부친의 영향을 받아 관상학을 하게 되었다는 신기원 씨. '꼴 관상학'에도 한의학적인 아이덴티티가 녹아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동의보감>에서는 의사의 수준을 다음과 같이 나눈다. 진맥을 통해 아는 자를 교의(巧醫), 증상을 물어서 아는 자를 공의(工醫), 듣고서 바로 아는 자를 성의(聖醫), 보기만 하고 바로 아는 자를 신의(神醫)라고 보았다. 이른바 '망문문절(보고, 듣고, 묻고, 진맥함)'이라고 하는 한의학의 진단방법을 제시한 것으로서 으뜸은 망진(望診)이다. 이러한 망진의 방법을 관형찰색(형태를 보고, 색을 보는 방법)이라고 하였다.
 
관상학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부분은 명당(明堂)이다. 명당은 양 눈썹 사이를 일컬으며, 명당이 관상학의 80%라 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다. <동의보감>에서는 명당의 빛을 보고 병의 예후를 제시하고 있는데, '명당의 빛이 몹시 흐린 것은 속에 병이 있는 것이고, 벌거면서 누런 것은 풍이며, 흰빛이 나는 것은 한증(寒症)'이라 했다. 관상학에서는 명당은 날씨와 같이 보는데, 명당의 색이 흐리거나 탁하고 주름이 지면 운이 없다고 보며, 명당의 색이 윤택하고 밝아야 학문을 하여 임금을 보필하는 관록이 있다고 보았다.
 
또한 신형장부도를 보면 '하늘에는 일월이 있고, 사람에게는 눈이 있으며, 하늘에는 주야가 있으며, 사람에게는 수면과 활동이 있다'라고 하였는데, 명당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역시 눈이다. 관상학에서는 눈동자가 검고 흰자가 탁하지 않으며, 은은히 안광이 비치는 것을 중요하게 본다. 안광이 겉으로 뿜어져 나오면 살(殺)이라고 하여 좋지 않은 관상이라 보았다. <동의보감> 안문(眼門)에서도 간장적열(肝臟積熱)이라고 하여 '눈에 먼저 핏발이 서고, 부은 것은 간장에 열이 몰린 것이므로 석결명산을 쓴다'라고 되어 있는데, 아마도 관상학적으로 살(殺)이 아닌가 한다. 이해하자면, 명당은 날씨가 맑으냐 흐리냐이며 눈은 해와 달이므로 너무 탁하거나 밝은 것은 좋지 않다고 본 것이다.
 
그 외에 오복(五福)이라 하여 치아가 가지런하면 장수한다 하였는데, 치아는 뼈의 나머지로서 신장(腎臟)의 기운이 통하는 곳이다. 따라서 치아가 건강하면 오래도록 음식섭취가 가능해 장수할 수 있고, 관골을 오악(五嶽)의 하나로 보고 수명을 예측하는 부분도 일견 일리가 있다.
 
다만, 한의학적인 진단은 관상학적인 재물이나 수명의 영역이 아니라 형색맥증(형태, 색깔, 진맥, 증상)을 합일하여 인체를 본다는 점에서 조금 종합적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망진을 통한 관상만으로 환자를 보는 것은 한의학이 아님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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