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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감귤산업 대신할 새 향토산업…10년간 200억 원 투입해 집중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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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3.11.12 18:04
  • 호수 147
  • 4면
  • 김예린 기자(beaurin@gimhaenews.co.kr)

(4)제주녹차에서 배운다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작물은 단연 감귤이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감귤 과잉생산 등으로 가격 폭락이 이어지면서 제주도는 새로운 작물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바로 차였다.
 
기후·강수량·약산성 토질 등 제반 조건
보성·하동보다 월등해 차 재배 최적지


제주도는 기후와 입지 조건을 놓고 볼 때 우리나라에서 차 재배에 가장 적합한 지역이라고 한다. 차 재배지역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기온이다. 상록활엽수에 속하는 차의 재배 적지는 연평균 기온 13~16도, 겨울 평균 최저기온 영하 5~6도 이상인 곳이다. 제주도가 바로 이런 곳이라고 한다. 또 제주도의 연평균 강수량은 1천300㎜로 보성·하동보다 많아 차 재배 최적지로 꼽힌다. 게다가 제주도의 지질은 전형적인 화산회토로 토양의 산성도(pH)가 4.5~5.5 정도의 약산성이어서 차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토질을 갖췄다.
 
■ 감귤밭을 갈아엎고 차밭을
제주에서 언제 차 문화가 시작됐는지를 증명할 만한 문헌은 없다. 다만 조선시대인 1840~1848년 추사 김정희가 제주에 유배 갔을 때 초의선사가 김정희를 찾아가 유배지 인근에 차나무를 심고 재배한 게 제주 차의 시작이라고 전해진다. 초의선사는 조선 후기 우리나라의 다도를 정립한 인물이다. 이어 일제 강점기 때 일본관리들이 관사 주변에 차를 심으면서 일본 차나무가 보급됐다.
 
다원 대부분 평지여서 영농 기계화 가능
생산단가 낮고 대량생산화 강점 작용
2005년부터 차산업 중장기 계획 추진


제주에서 상업적으로 차가 재배되기 시작한 건 1980년대 ㈜장원사업이 한라산에 도순다원을 개간하면서였다. 일반농가가 처음 차 사업에 뛰어든 건 1996년이었다.
 
2000년대 들어 감귤산업이 위기를 맞자 제주도는 감귤밭을 없애기 시작했다. 대신 그자리에는 차나무를 심었다. 제주도는 2005년 차산업 중장기 추진계획을 세웠다. 2011년까지 제주도의 차 재배면적을 2천㏊로, 생산액을 500억 원으로 늘려 국내 총 재배면적의 3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었다.
 
2007년 제주도는 2015년까지의 제주녹차산업 발전계획을 다시 만들어 발표했다. 차를 제주의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을 수립한 것이다. 그해 제주도의 차는 농림축산식품부의 향토산업 육성사업으로 선정됐다. 사업비 약 70억 원을 들여 북제주군과 남제주군 2곳에 녹차 가공시설을 조성하고, 농촌진흥청과 제주도농업기술원이 지원하는 '청정제주녹차 특화작목 산학연협력단'을 구성했다. 제주도는 차 산업 발전을 위해 지난 10년간 200억 원을 투자해 가공공장 3곳, 녹차 관광농원 1곳, 저온저장고 등을 지원했다.
 
제주 녹차는 그간 국제품평대회에서 대상을 받는 등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중국 항저우에서 세계차연합회(WTU)와 국제명차품평조직위원회 주최로 열린 제9회 국제명차품평대회에서는 제주 녹차 6점이 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구릉지나 임야에 위치한 보성, 하동의 다원과 달리 제주의 다원은 대부분 평지에 있어 기계로 찻잎을 딴다. 덕분에 제주의 차는 보성과 하동에 비해 생산단가가 낮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강점을 지닌다. 제주도의 차 재배면적은 341㏊로 전국 총 재배면적의 10.5%를 차지하고 있다. 농가 수는 84가구(영농조합법인 14개)다. 생산량은 약 500t으로 전국의 14% 정도다.

재배면적 억제 정책·농약파동 큰 위기
제품 다양화·설비 단일화·수출확대
종합물류센터 추진 등 돌파구 마련 최선

 
■ 제주 녹차, 아직 갈 길은 멀다
급성장을 기대했던 제주 차산업은 2007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전국 차 재배면적 억제 계획 때문에 타격을 입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차 재배농가·생산량·수입량 증가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마련한 계획이었다. 제주 차산업에 대한 사업비 지원은 급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녹차 농약 검출 파동이 겹쳐 제주 녹차는 큰 위기를 맞게 됐다. 차나무는 식재 후 첫 수확을 하기까지 최소 4년, 정상적으로 이익을 얻기까지는 4~7년이 걸린다고 한다. 2007년 겨우 생산단계에 진입했던 제주 차 농가들은 이익을 본격적으로 얻기도 전에 판로가 막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전국적인 커피 소비시장의 확대로 제주의 녹차 산업은 정체 상태에 빠졌다. 애초 2011년 차 재배면적을 2천㏊로 늘리겠다고 계획했지만 올해 341㏊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제주 농가들은 녹차 시장의 위축과 과다한 초기 투자비 부담 탓에 섣불리 차 농사에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차는 다른 작물에 비해 밭 조성, 토양 개간, 가공 시설 마련 등에 많은 돈이 든다. 제주녹차발전연구회에 따르면 농가형 다원조성 비용은 ㏊당 2천800만 원이라고 한다.
 
제주도는 정체된 차산업의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다. 제주도 감귤특작과의 나종옥 계장은 "2007년 이후 녹차 소비량이 급감하면서 그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차 영농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녹차제품의 다양화, 생산설비 단일화, 녹차즙을 활용한 차의 대중화, 외국 수출시장 확보 등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제주녹차발전연구회 임광석(60·성읍녹차마을 대표) 회장은 "장원산업의 설록차는 기업농이어서 자금 대량 투자가 가능해 1, 2차산업에 서비스산업까지 할 수 있었지만, 자금력이 약한 농가는 정부지원 없이는 힘들다"고 말했다. ㈔한국차생산자연합회 회장도 맡고 있는 그는 "외국 바이어가 올 경우 그들이 원하는 물량만큼 수출할 수 있는 생산량과 규모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제주 녹차를 한자리에 모아두기 위한 녹차 종합물류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 취재 및 보도는 경남도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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