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부산대 사진부원들과 대저면으로 사진촬영을 하러 갔다.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다니던 한여름, 구포다리 아래에서 수건을 둘러쓴 아낙들이 도란도란 빨래를 하고 있었다. 식수용 수도시설조차 부족하고 당연히 세탁기는 없던 시절, 아낙들은 더러워지기 쉬운 흰옷을 자주 빨아야했다. 이들은 거의 매일 우물이나 냇가, 강가에 모여 빨래를 했다. 그 때 빨래터는 속 썩이는 남편 욕, 시어머니 험담에 가끔 자식 자랑을 하던 사랑방이었다. 아낙들은 집에서는 말도 못하고 마음에 묻어두었던 상처를 강물에 깨끗이 씻어버리고 개운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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