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며 학부모들을 만날 때마다 선행학습의 폐해를 알려주지만 그리 큰 효과는 없는 듯하다. 선행학습은 도로에서 무리하게 앞질러가는 운전만큼이나 아주 위험한데도 말이다.
 
선행학습은 공부를 고통스럽게 만든다. 공부가 고통스러우면 학습효과는 떨어진다. 어떤 내용을 오래 기억하려면 주기적으로 머릿속에 떠올려야 한다. 일주일 전 먹은 평범한 점심밥은 기억나지 않지만, 10년 전에 즐거웠던 추억이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은 수시로 머리에서 끄집어내 확인했기 때문이다. 공부도 마찬가지로 즐거운 경험이 되면 저절로 뇌 안의 장기 기억장소에 새겨진다.
 
사설 학원 입장에서 선행학습은 가장 편한 마케팅 방법의 하나다. 일단 선행학습은 고민해가며 교육과정을 만들 필요 없이 그저 높은 학년의 내용을 가르치기만 하면 된다. 게다가 다른 학년의 내용을 가르치므로 학교 성적에 대한 부담이 없고, 수준별로 학급을 나눌 필요도 없다. 선행학습을 시키는 학원은 좋은 학원이라는 잘못된 생각이 학생들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다.
 
학생들의 학업능력을 길러주는 가장 좋은 도구는 책 읽는 습관이다. 책을 잘 읽은 사람이 공부도 잘한다는 말에는 고개를 끄덕이는 부모라도, 정작 자신은 인터넷과 TV를 가까이하고 책을 멀리하는 경우가 많다. 문광부는 지난 5년간 한국인의 주중 평균 독서시간은 26분에 그쳤다고 밝혔다. 반면, 인터넷은 2.3시간, 스마트폰은 1.6시간을 할애했다.
 
매일 배달되는 신문은 독서 습관을 기르기 좋은 방법이다. 경험으로 볼 때 신문을 일찍 접한 학생은 다른 학생보다 학업능력이 뛰어난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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