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토처럼 쫀득한 설탕반죽과 색소 혼합
원하는 모양의 캐릭터로 만들어 장식
햇빛 피하고 습도 조절하면 평생 간직
공방 '로맨티코 슈가' 체험·강좌 운영


김지훈(31) 씨는 지난 일주일간 가벼운 고민에 빠졌다. 다음달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여자 친구에게 아직 제대로 된 프러포즈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프러포즈 이벤트를 고심하던 그는 인터넷에서 설탕 케이크를 발견하고 업체에 제작을 의뢰했다. 케이크에 자신과 여자 친구 인형을 올리고, 그 옆에는 결혼반지를 얹었다. 재미 있는 케이크 선물 덕에 김 씨는 프러포즈를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었다. 김 씨는 설탕 케이크를 돈으로 샀지만 김해에는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누구나 생일, 결혼기념일 등 특별한 날에 사랑하는 이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 예쁜 설탕 인형에 시선 집중

내외동 휴앤락 3층 '로맨티코 슈가'. 엄마 손을 잡고 상점을 지나던 아이들이 유리창 안쪽에 진열된 친숙한 캐릭터를 보고는 발걸음을 멈춘다. "엄마, 저기 뽀로로"라며 가리키는 아이의 손끝을 따라가 보니, 유리창 안에 진열된 예쁜 케이크에 눈이 휘둥그레해진다. 심슨, 뽀로로, 스튜어디스 등 동물, 사람, 꽃, 캐릭터 모양의 장식이 케이크에 올려져 있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발걸음을 멈추고 독특한 모양의 케이크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궁금증을 참지 못한 사람은 상점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 "무엇으로 만들었어요"라고 묻기도 한다.
 
로맨티코 슈가의 케이크는 플라스틱이나 점토가 아닌 설탕으로 만들었다. 이 가게의 김혜진(26) 대표는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는 반복되는 지겨운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지난해 8월 취미로 설탕 공예를 배우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퇴근 뒤에 매일 밤늦도록 설탕 공예에 푹 빠져 지냈다. 친구 생일 선물로 설탕 케이크를 만들어주다가 주변의 권유로 지인들에게 돈을 받고 팔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부터 온라인을 통해 케이크를 팔던 김 씨는 지난 2일 로맨티코 슈가라는 이름으로 설탕 공예 공방을 열었다.


■ 평생 간직할 수 있는 장식품
로맨티코 슈가에서는 설탕 케이크를 제작할 때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대로 만들어 준다. 주문을 받자마자 먼저 설탕과 식용 색소를 조합한다. 점토처럼 쫀득쫀득한 설탕 반죽을 아주 얇게 펴고 겹겹이 두르면 화려한 웨딩 드레스가 만들어진다. 사람을 만들 때는 한올 한올 머리카락을 만들기도 한다. 케이크는 생일이나 돌, 결혼 등 각종 기념일뿐 아니라 회사의 행사용 장식으로도 쓰인다.
 

▲ 다양한 캐릭터가 장식된 설탕 케이크.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본인의 취향에 따라 주문 제작이 가능하다.
설탕 케이크는 장식용이다. 그래서 먹을 수 있는 케이크 빵 대신 스티로폼을 쓴다. 김 대표는 "설탕 케이크는 햇빛을 피하고 습도만 조절해주면 평생 간직할 수 있다. 특별한 날의 추억 선물로 안성맞춤"이라고 말한다.
 
설탕 케이크 가격은 크기에 따라 3만 5천~7만 5천 원이다. 스티로폼 대신 케이크 빵을 쓸 경우 기본 가격에 1만 원이 추가된다. 케이크 장식으로 사람이 쓰일 경우 하나당 2만 원씩 추가 요금이 붙는다.
 

■ 직접 만들어 보거나 강의를 듣거나
로맨티코 슈가에서는 설탕 케이크를 살 수도 있지만, 고객이 머핀을 이용해 직접 만들어볼 수도 있다. 체험비는 1인당 5천 원. 머핀은 무료로 제공된다. 참가자가 설탕 반죽으로 자신이 원하는 장식을 만들어 머핀에 올리는 것이다. 체험은 예약제로 운영되며, 전화 상담을 통해 일정을 조절할 수 있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체험 시간은 머핀 하나당 약 5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체험으로 만족하지 못한다면 수강도 할 수 있다. 초급, 중급, 고급으로 나눠 오전 11시~오후 10시까지 강의가 이뤄진다.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방문해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로맨티코 슈가/내동 1131-4 휴앤락 3층. 010-8572-1013. ▷블로그 blog.naver.com/assi34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