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직립 보행의 기원에 관한 설은 여러 가지로 아직 정설을 채택할 만큼 연구나 분위기가 이루어진 게 아닌 것 같다. 급격한 기후 변화, 지형의 변화, 번식, 주먹질, 포식자로부터의 보호 등 다양한 형태로 원인을 추정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통한 정설이 나왔으면 좋겠다. 직립의 시기에 관한 의견도 분분한데 분명한 것은 네 발 보행에서 두 발 보행으로 보행 방법이 바뀌었다는 방향성이다. 그로 말미암아 인류가 두 발을 손으로 활용하고 손의 문명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직립과 두 손의 활용은 인류가 수많은 포식자를 극복하고 지상의 주인공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원인이라고 하겠다. 물론 네 발로 걷는 원숭이도 앞발을 손처럼 사용하지만 그 활용도가 제한적이니 인류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숟가락질, 젓가락질, 바느질, 운반, 주먹질, 타자, 악기의 연주 등 그 용례를 다 열거할 수도 없으니 사람이 손 없이 할 수 있는 일이 오히려 몇 되지 않는다. 참으로 거듭 고마운 신체 부위가 손이라 인류에게 손의 사용은 일종의 축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고마운 손이 허공에 떠 있는 게 아니라 몸통과 연결된 팔 끝에 있으니 팔의 구조나 용도를 따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늘 언급하는 것이지만, 구조는 기능을 제한한다. 팔이 길면 멀리 있는 열매를 딸 수 있으니 기능적으로 강점이 많아지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팔이 짧다는 것은 그 활용도가 제한받으니 약점이 많이 생기는 것이다. 직립의 동물 펭귄의 팔을 보라. 직립을 하여 이동의 편의성은 나아졌지만 짧은 팔로 할 수 있는 것이 얼마 되지 않으니 팔 길이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것이다.
 
관상학에서도 짧은 팔보다 긴 팔을 더 좋은 것으로 친다. 물론 몸길이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길고 짧은 것을 따지는 것이라 키가 작으면서 팔이 동시에 짧은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몸은 긴데, 팔이 짧은 경우에 짧다고 표현한다. 반대로 몸길이는 짧은데, 팔이 긴 경우는 길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팔이 짧을 경우 살집이 있어서 튼튼하다면 그나마 부족함을 보완하는 작용이 따른다고 해석하니 참조할 필요가 있다. 동물 중에서 돼지의 다리, 거북이의 다리를 떠올려볼 때 짧아도 힘이 엿보이는 굵기와 근육을 가지고 있으면 비록 팔과 손이 아닌 다리일지라도 기능에 큰 문제가 없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토끼의 다리를 떠올려보면 극명한 비교가 될 수 있고 해석의 원리도 쉽게 알 수 있다.
 
공자의 9대손인 공부(孔駙)가 편찬했다는 <공총자(孔叢子)>에서 공자의 용모를 '눈두덩이 평평한데 꼬리가 긴 눈과 불거진 이마는 황제(黃帝)의 모습이요, 긴 팔에 거북 같은 등을 하고 9척 6촌의 키를 지니고 있는 것은 탕(湯)임금의 용모이다.'라고 기술하고 있으니 공자의 팔이 길었다는 사실을 역사적 사료를 통하여 재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팔은 어깨에 붙은 관절과 손과 연결된 관절, 손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크게 세 부위로 나눌 수 있다. 손을 제외하면 두 부위가 되는데 어깨에 붙은 관절을 군(君), 손과 연결된 관절을 신(臣)으로 나누어 군이 길고 신이 약간 짧은 것을 좋게 본다. 군이 짧고 신이 길면 수고로움이 많은 것으로 치니 관상학의 일반적 해석이다. 팔 운동을 적당히 하여 팔 근육을 관리하는 것도 운세에 좋으니 팔굽혀펴기라도 자주 해보시라. 밑져도 건강이 남으니….





박청화 청화학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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