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곤 김해시장이 상을 받았다고 한다. 지난달 27일 종편방송인 채널A가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한 '2013 한국의 최고 경영인상' 시상식에서 혁신경영대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이날의 수상자는 김 시장만이 아니었다. 롯데면세점 이원준 대표이사, BC카드 이강태 대표이사 사장, 염홍철 대전시장, 최성 고양시장, 김양수 장성군수 등을 비롯해 기업 최고경영자·기관장 28명이 각종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김해시는 즉각 보도자료를 내 김 시장의 수상 소식을 언론에 알렸다. 한 김해시의원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이 소식을 확대재생산하기도 했다. 집행부를 견제, 감시해야 할 이 시의원의 행태도 이해가 잘 안됐지만, 그건 그렇다 치고, 수상 이유 자체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다.
 
김해시의 보도자료를 보면, 주요 내용은 이렇다. '공장 허용 경사도를 25도에서 11도로 강화해 난개발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했으며, 여객터미널과 백화점을 유치했다. 시설관리공단을 도시개발공사로 전환하기로 했으며, 20년 넘게 독점 운영되던 청소행정을 개혁했다.'
 
독자 여러분은 납득이 되시는지?
 
먼저, 공장 허용 경사도 문제를 살펴보자. 김 시장은 2010년 12월, 공장 허용 경사도를 25도에서 11도로 강화하는 내용의 조례를 만들었다. 그는 이후 각종 행사 때마다 이 문제를 치적으로 자랑했다. 그런데 최근 김 시장은 공장 허용 경사도를 11도에서 21도로 다시 완화하는 조례안을 입법예고해 비난을 받고 있는 상태다. 3년 만에 스스로 '치적'을 짓뭉개고 있으면서 다른 곳에서는 난개발을 막았다고 자랑하며 상을 받는 게 타당한 일이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객터미널, 백화점 유치 부분 역시 상을 받을 일인지 의문스럽다. 이는 다 알다시피 용도변경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불거져 나온 사안이다. 이 문제는 다음 선거 때 다시 집중적으로 거론될 수도 있다.
 
게다가 백화점, 이마트 건립 문제와 관련해 전통시장 상인들은 생계 위협을 하소연하며 반발하고 있다. 김해시가 '상생협약'을 전제조건으로 백화점 건축허가를 내줬지만, 신세계는 상생협약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김 시장은 이 과정에서 신세계의 편을 들며 전통시장 상인들의 목소리를 외면해 비난을 샀다.
 
도시개발공사 설립 문제는 또 어떤가. 대규모 적자와 자리 만들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찬반 논란이 뜨거운 상황이다. 현재진행형의 일이라서, 아직까지는 그 어떤 성과가 나오지도 나올 수도 없는 실정이다.
 
청소구역 개편 문제 역시 기존 업체들과의 소송전이 한창 진행 중이다. 김해시는 개편 추진 과정에서 엉터리 용역 보고서를 토대로 삼고, 무리하게 일을 추진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일본 구로다전기를 통한 외자 유치, 재정 건전성 달성 부분도 보도자료에 들어 있다. 구로다전기의 김해사이언스파크 산업단지 조성 문제는 '뻥튀기 홍보'로 빈축을 산 사안이다. 김해시는 당초 70만㎡를 개발하며, 외자 규모는 4천억 원을 넘는다고 떠들었다. 하지만 김해사이언스파크는 환경 관련 기관 등의 반대로 인해 결국 규모가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재정 건정성을 이뤘다는 부분도 '지나치게 허리띠를 졸라매는 바람에 경제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시장은 각종 연설 때마다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는데, 비웃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물론 상 받은 일을 의도적으로 폄하하거나 상의 의미를 왜곡하는 건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상은 상을 받을 만한 일을 했을 때 빛이 나는 법이다. 만약 누군가가 돈을 주고 상을 산다거나 자료를 조작하다시피 해 상을 받았다면 그 누구라서 축하를 해줄 것인가. 김 시장의 수상 배경이 이 정도까지는 아닐는지 몰라도, 객관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건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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