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옥분(오른쪽) 회장과 오신자 고문이 삼고무를 추고 있다.
평범한 주부에서 뒤늦게 춤 입문
10월 전문예술인 승인 받아 활기


심장을 들썩이게 하는 북소리가 공간을 가른다. "어이" 하는 추임새가 틈틈이 섞인다. 북채를 쥔 손이 하늘을 찌르고, 곱게 차려 입은 치맛자락이 들리도록 발재간이 놀아난다. 북 3개를 치면서 춤을 추는 '삼고무'. 전문예술단체 '가야의 혼' 오신자(75) 고문과 조옥분(71) 회장이다.
 
수로왕릉 앞 무경전통춤연구소에서 만난 오 고문과 조 회장은 "삼고무를 추면 한 겨울에도 땀을 흘린다"며 담요를 마다하고 얇은 웃옷만 걸쳤다. 두 사람은 지난 10월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전문예술인 승인을 받았다. 매년 정기공연을 열고, 미국과 일본 등 여러 나라와 교류 초청 공연을 펼친데다 대구, 부산 등 다양한 지역 무대에 선 활동을 인정받은 것이다. 두 사람은 입을 모아 "감사한 일이다. 한편으로는 부끄럽다. 전통춤을 더 잘 추는 사람이 많을 텐데…. 길게 재미있게 해온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전문예술인 승인을 받은 사람이 우리 단체에 18명이다. 재단에서 지원을 받기 때문에 앞으로 공연 기회가 늘 것 같다. 공연 질을 높이려면 연습을 더 많이 해야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1998년 '가야의 혼' 창립 때부터 예술단을 이끌어왔다. 요즘엔 최경옥 단장을 도와 전통춤을 배우러 오는 후배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전통춤을 만나기 전까지 두 사람은 평범한 주부였다. 오 고문은 "친정이 주촌면이다. 거기서 농사를 지었다. 전통춤 수업이 있는 화, 목요일을 빼면 평일에는 농사를 짓는다"고 했다. 그는 고모가 전통춤을 취미로 배우는데 따라갔다가 한 눈에 반해 입문하게 됐다고 한다.
 
조 회장이 전통춤을 시작한 건 56세 때였다고 한다. "53세 때 천식을 심하게 앓았어요. 산소호흡기를 달고 병원에 입원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때 병원에 누워서 춤을 춰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누워만 있어서 몸을 움직이고 싶었던 거예요." 지금은 하루 6시간 이상 춤을 춰도 멀쩡하다고 한다.
 
조 회장은 연습하러 갈 일이 없으면 집에서 누워 거울도 제대로 안 본다고 했다. 그는 "전통춤은 매력적인 춤이다. 덕분에 손주들 보는 게 유일한 낙인 친구들 사이에서 제일 재미있게 사는 사람으로 불린다"며 전통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오 고문은 "다리를 움직일 수 있는 한 전통춤을 출 생각"이라며 다시 연습을 이어가기 위해 북채를 쥐고 자세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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