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비비며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 비누로 세수한다. 이어 화장품으로 차가운 겨울공기에 건조해진 피부를 관리한다. 매일 쓰는 화장품과 비누, 치약 등 생활용품을 직접 만들어 보면 어떨까. 장유 율하동 '아름다운공방'에서는 지구의 환경과 나의 건강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천연제품을 직접 만들 수 있다.

화장품부터 클렌징·샴푸·치약 등
천연재료 이용해 다양한 제품 제작
강좌 수강비 30만~50만 원까지 다양
110가지 분야 일일체험도 가능


■ 30분도 안 돼 불가리안 로즈크림 완성

▲ '아름다운 공방' 수강생들이 불가리안 로즈크림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다.
공방 입구에서부터 달콤한 과일 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자, 숲속에 온 듯 상쾌한 유칼립투스 향이 머리를 맑게 한다. 공방은 약 66㎡의 아담한 규모다. 책상 위에는 비커와 계량기 등이 진열돼 있다. 오전 10시부터 전문가 과정을 수강하는 수강생들이 '불가리안 로즈크림' 만들기에 한창이다.
 
불가리안 로즈크림은 탄력 있는 피부 재생을 원하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다. 한 수강생이 손을 떨며 로즈우드, 로즈앱솔루트 등 생소한 이름의 오일을 비커 안에 몇 방울 떨어뜨린다. 오일을 넣자마자 장미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앗, 몇 방울 더 들어갔는데요." 크림을 만들던 수강생이 계량에 실수하자, 박영미 대표가 괜찮다며 다음 단계로 넘어가라고 지시한다. 마치 학창 시절 과학실 풍경을 연상시킨다. 30분도 안 돼 불가리안 로즈크림 하나가 완성된다. 다 만든 크림은 식물성 에탄올로 깨끗이 살균한 새 용기에 고무주걱으로 긁어 담는다.
 
매주 화요일에 수업을 듣기 위해 부산 북구 만덕동에서 찾아온다는 진성린(52) 씨는 완성된 크림을 기자의 손등에 발라주며 천연제품 예찬론을 늘어놓는다. "우연히 부산 강서구청에서 천연화장품 만들기 수업을 들은 이후 지난해 10월부터 매주 찾아와요. 지성피부라 천연제품을 쓰기 전까지는 얼굴이 번들거렸는데, 이제 그런 건 찾아볼 수 없죠. 화장품부터 클렌징, 샴푸, 공기정화제, 치약 등 필요한 생활용품을 모두 직접 만든 천연제품들로 바꿨어요."


■ 천연 민트치약 만들기
천연재료를 이용한 민트치약 만들기에 도전했다. 정제수40g, 점증제 CMC(메칠셀룰로오즈) 1g, 분말 첨가물인 탄산칼슘 20g, 자일리톨 10g, 콘스타치 5g, 스테비아 0.3g을 준비했다. 탄산칼슘은 베이킹 소다, 콘스타치는 옥수수 전분이다. 스테비아는 천연감미료로 쓰이는 허브 식물이다.
 
먼저 비커에 CMC와 탄산칼슘, 글리세린을 계량해 골고루 섞는다. 다른 비커에 분말 첨가물을 모두 넣어 잘 섞어준다. 그리고 글리세린 30g, 애플워시 3g, 코코베타인 2g을 분말 첨가물이 담긴 비커에 넣는다. 애플워시와 코코베타인은 사과와 코코넛에서 추출한 천연 계면활성제다. 마지막으로 분말 첨가물 등이 섞인 비커 내용물을 CMC와 탄산칼슘을 섞어놓은 비커에 넣어 혼합한다. 거기다 페퍼민트 5방울, 스피아민트 10방울을 넣어준다. 마지막으로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 방부제 나트로틱스를 넣는다.
 
박 대표는 "일반치약으로 양치를 하면 과일이나 사탕을 먹었을 때 쓴맛이 난다. 충치예방을 위해 사용되는 불소 성분과의 화학 반응 때문이다. 하지만 천연치약은 불소 성분 대신 자일리톨을 넣기 때문에 양치 후에도 과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천연치약의 장점을 설명했다. 그는 "천연제품은 만든 뒤 바로 써도 괜찮지만, 일주일 이후에 사용하면 향이 더 풍부해진다"고 덧붙였다.
 

■ 일일체험 천연제품 110가지
▲ 천연 민트치약을 짜서 용기에 담는 장면.
아름다운공방에서는 화장품, 비누, 바디클렌져, 치약 뿐 아니라 생활에서 쓸 수 있는 건 모든 다 만들 수 있다. 아름다운공방 홈페이지(아름다운공방.com)에 소개된 일일체험 천연제품만 해도 110여 가지나 된다.
 
일일체험은 어떤 제품을 만드느냐에 따라 체험비가 다르다. 체험은 예약제로 운영되며, 전화 상담을 통해 일정을 조절할 수 있다. 일일체험 외에도 초보반 강좌, 아로마테라피·비누 화장품DIY 강사과정, 전문가과정, 국가지원 창업과정 등이 준비돼 있다. 강좌마다 수강비가 30만 원에서 150만 원까지 천차만별이다.
 
박 대표는 "천연제품은 사람의 건강 뿐 아니라 지구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친환경적 제품이다. 누구든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아름다운공방/장유 율하동 1360-13 202호. 055-321-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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