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뉴스>와 가야대가 김해시장 출마 예상자들을 대상으로 공동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직간접적으로 이름이 거론되는 인사들에게 출마 여부를 묻고, 공통 질문을 보냈습니다. 공통 질문은 김해시의 현안들에 대한 식견과 철학을 알아보기 위한 것입니다. 굳이 따져본다면 김맹곤 현 시장과 허성곤 경남도 기획관리실장이 유리할 수 있겠습니다. 현역 공직자로서 각종 현안들을 챙기고 있었고, 나름대로 공무원들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과 달리 전문성이 좀 떨어지는 분들은 갑갑함을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소신껏 성의껏 답변을 한다면 별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말마따나 '머리와 손발은 빌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작 관심이 가는 것은 맞춤형 개별 질문입니다. <김해뉴스>와 가야대는 인터뷰 대상자들의 약점을 거론하면서 공격적으로 질문을 던질 방침입니다.
 
사실 김해는 전근대적 봉건시대의 분위기가 남아 있는 곳이라서, 이런 식의 질문들이 낯설고 거북할 수도 있을 터입니다. 벌써부터 표현의 강도를 조절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는 이런 분위기 앞에서 고려와 조선시대 사관들의 '춘추필법'을 떠올렸습니다. 춘추필법은 사실을 간결하게 적고, 선악을 있는 그대로 논하고, 대의명분을 서릿발 같이 밝히는 표현법을 말합니다.
 
고려와 조선은 기본적으로 춘추필법의 정신을 숭상했으나, 안온하게 유지된 것은 아닙니다. 고려 무신집권기에는 자발적으로 아부와 굴종이 횡행하는 바람에 사실이 삭제되고 곡필이 득세하기도 했습니다. 고려 말에는 의리와 지조가 강조되면서 춘추필법의 분위기가 진작되었으나, 우왕이 "(나의) 과실을 기록하면 죽이겠다"며 사관들을 협박하는 바람에 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조선시대에도 탄압의 사례가 심심찮게 발견되고 있습니다. 태종은 자신을 무례하게 취재했다는 이유로 사관을 귀양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엄혹한 시절에도 사관들은 대개 직필을 고집했는데, 예를 들면 <조선왕조실록>에 이런 기사와 논평들이 있습니다.
 
1.임금은 인자하고 유순한 면은 있었으나 결단성이 부족하여, 일할 뜻은 있었으나 일을 한 실상은 없었다. 싫고 좋음이 분명치 않고, 어진 사람과 간사한 무리를 뒤섞어 등용했기 때문에 재위 40년 동안 혼란한 때가 많아 끝내 안정을 이루지 못했으니, 슬프다.
 
2.(송 아무개는 고관대작을 지냈으면서도)임금을 배반한 죄를 따지자면 제일 먼저 참수되어야 마땅한데, 뻔뻔스레 억지로 말을 꾸며 하늘을 속이는 죄를 지었으니, 자못 개돼지만한 부끄러움도 없다.
 
왕조시대에도 사관의 기록은 이렇듯 서릿발 같았던 점을 감안해, <김해뉴스>는 시장 출마 예상자들에게 작심하고 아픈 질문을 던질 생각입니다. 이번 인터뷰 외에도 선거가 끝나기 전까지 각 후보들이 도덕적인 인물인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인물인지 하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검증할 방침입니다.
 
그 이유는 자명합니다. 영화 <변호인>에서 인권변호사가 강조하듯,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바, 주인이 일꾼을 뽑을 때는 일꾼의 면모를 최대한 상세히 파악할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부디 독자여러분들께서도 나와 내 아들 딸들의 안온한 삶을 위해, 건강한 김해를 위해 마음을 다잡아 주시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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