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망언·역사 비틀기 갈수록 심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 증언록 발간 결심
경남지역 학생 학력 전반적 상승 추세
기숙형 중학교 농어촌 교육 개선 해법


▲ 고영진 경남도교육감은 지난 14일 도교육청에서 가진 경남지역신문협회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일본의 역사왜곡을 바로 잡는 교육과 농·어촌 지역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기숙형 거점학교 육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지역신문협회 경남협의회(회장 우인섭)는 지난 14일 경남도교육청에서 고영진 교육감과 신년 대담을 가졌다. 이날 대담은 주간함양 우인섭 대표, 한산신문 허도명 사장, 고성신문 강덕희 사장, 양산시민신문 김명관 사장, 거창한(韓)뉴스 백강희 사장이 진행했다.


-고영진 교육감의 행보를 보면 역사 교육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증언록을 발간하기도 했다.
 
▶국내 최고령 위안부인 김복득 할머니의 일대기를 다룬 <나를 잊지 마세요>를 지난해 2월 한국어판으로, 8월에는 일본어판으로 출간해 아베 신조 일본총리와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시장 등 일본의 정치, 교육계 지도자들에게 전달했다. 이 책은 한 마디로 나라 잃은 백성이 침략국으로부터 당해야만 했던 만행에 대한 기록이다. 올해 96세인 김 할머니는 현재 경남 통영에서 쓸쓸하게 혼자 살고 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지켜줄 나라도 보호해 줄 국가도 없던 때, 어린 소녀들이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전장에서 유린당했던 인권을 절규로 증언했다. <나를 잊지 마세요>는 한마디로 개인의 상처를 꽃으로 피운 김복득 할머니의 용기라고 말할 수 있다.
 

-어떤 계기로 역사 바로 알리기에 관심을 갖게 됐나.
 
▶직접적인 계기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의 끊임없는 망언에 대해 반성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일부 정치인들은 지난해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한 증거까지 요구하였다. 경남도교육청은 거듭되고 있는 일본의 망언과 역사 왜곡에 대해 분노를 느끼며 역사 정립을 위한 교육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2010년 교육감으로 당선되면서 공약으로 학력 향상을 내놓았다. 지난 3년 6개월 동안 경남 지역 학생들의 학력은 얼마나 상승했나.
 
▶경남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2012년까지 연속 감소했다. 2013년에는 전년 대비 중·고생 평균이 2.2%에서 3.1%로 0.9%p 늘어 전국 평균 0.8%p와 유사한 변화를 보였다. 경남의 보통학력 이상 학생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중·고생의 경우 2010년 평균 69.1%에서 79.4%로 10.3%포인트 증가했다.
 
대학 입시를 위해 단위 학교에서 추진하기 어려운 학력 신장 프로그램과 전문적인 맞춤형 진로 진학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수도권 주요 대학 입학사정관을 대상으로 경남 교육 정책 설명회, 대학 진학 박람회, 수시모집 대비 진로 면접 캠프, 역별 논술 특강반, 찾아가는 논술 특강반 운영, 기출 문제 및 첨삭 자료집 보급, 모의 면접 교실 등을 개최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서울대를 비롯한 수도권 주요 대학 수시모집 합격자 인원은 2012학년도에 비해 지난해에 크게 증가했다. 최근 시·도별 서울대 입학생 수 발표에서 경남은 114명으로 전국 5위를 차지했다. 이는 상위권 학생들의 역량이 다른 시·도 학생들보다 결코 뒤지지 않다는 증거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시도별 1, 2등급 비율 변화에서 경남의 학생들은 언어 4위, 수리(가) 3위, 수리(나) 6위, 국어 1위 등을 차지했다. 상위권은 전 영역에서 향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남은 창원, 김해, 진주 외에는 인구가 적고 농·어촌 지역이 대부분이다. 교육 환경이 열악한 농·어촌 지역 학생들을 위한 대안으로 기숙형 중학교 설립을 추진했다. 개념과 설립 취지에 대해 설명해달라.
 
▶기존 학교 통·폐합은 소규모 학교를 인근 큰 학교로 흡수 통합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통·폐합한 학교가 또 다시 작아져 인근 학교로 통·폐합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추진한 것이 2010년부터 학교 통·폐합과 병행해 진행한 거점학교 육성사업이다. 이는 권역별 소규모 학교 3~4개 이상을 묶어 영구적으로 존속할 수 있는 적정 규모의 기숙형 학교를 만들어 농·어촌 교육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자는 정책이다. 농·산·어촌 지역 소규모 중학교의 적정 규모화를 통해 교육 과정 운영을 정상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또 학생들의 학업 성취 동기 유발, 또래집단 형성, 인성 및 사회성 함양, 통합에 따른 원거리 통학 학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숙형 형태로 운영하는 학교다.
 
거점학교로 선정되면 기숙사비, 방과 후 교육비, 고등학교 수업료 등 교육 과정 운영에 필요한 경비 전액을 국가에서 지원받음으로써 완전 무상교육을 실현해 사교육비 없는 학교, 학부모 부담이 없는 학교로 육성할 수 있다.


-학교 통·폐합이 되면 농·어촌 교육이 더욱 황폐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통·폐합의 기준이 중요할 것 같은데.
 
▶학교가 지역 사회 문화 활동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경남도교육청에서는 지역민들의 동의 없이 폐지된 학교를 절대 매각하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지역민의 문화 시설, 공공체육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종전에 학교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문화의 구심점이 각 읍ㆍ면ㆍ동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다. 특히 경남도교육청은 소규모 학교일지라도 학부모의 75% 이상이 찬성하지 않을 경우 통·폐합을 추진하지 않는다. 앞으로 소규모 학교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시도의 성공 사례나 우수한 정책이 있다면 이를 받아들여 우리 실정에 맞게 다양한 적정규모 학교 육성 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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