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대기업의 임원에게 출세의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손을 내밀면서 말하기를 "원래 이렇게 단순한 손금이 아니었는데 너무나 많이 비비다보니 원래 손금의 절반이 지워졌고 그 덕분에 이 자리에 온 것 같다"라는 대답을 했다. 물론 우스갯소리였지만 그의 표정이 참으로 진지했기 때문에 큰 소리로 웃지도 못할 상황을 겪었었다. 손을 많이 비벼서 손금이 어떻게 다 지워질 수 있겠는가마는 기운을 표현하는 손금이 닳아 없어지도록 애를 쓰고 살았다는 의미가 되겠다. 예나 지금이나 성공의 길은 멀고도 험한 것이라고 하겠다.
 
손과 발은 몸의 말단(末端)에 있으면서 마지막 기운을 보여주는 곳이라 흡사 식물의 잎 끝에 식물의 컨디션을 보여주는 것과 같은 이치의 부위가 된다. 식물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으면 잎 끝이 마르거나 색깔이 좋지 않은 모양을 보이는데 사람도 크게 원리 측면에서 다르지 않다. 식물의 뿌리가 썩거나 마르면 식물의 잎, 가지의 끝자락이 좋지 않음을 알 수 있는데 뒤집어서 잎과 가지의 끝자락을 보아 뿌리와 전체의 컨디션을 살필 수도 있는 것이다. 인간도 몸속에 있는 오장육부의 기운이 어떤 형태로든 외부로 드러나게 되어 있는데 몸통 밖의 얼굴, 팔과 다리, 손과 발 등에서 여실히 드러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건강이나 기운이 좋지 않으면 손이 거칠어지고 색깔도 나빠지는 것이다.
 
사람은 타고날 때부터 각자의 에너지 패턴 차이를 가지고 태어난다. 손의 지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잔파도가 중첩하여 있는 모양인데 심장의 박동 기운이 일어나 손까지 펼쳐지는 파도와 같다고 이해해도 좋겠다. 파도에도 작은 파도와 큰 파도가 있듯이 손금에도 지문 같은 잔파도와 손금 형태의 큰 파도가 존재한다고 이해하면 쉬울 것이다. 큰 파도는 큰 파장을 일으키는 작용을 하니 손금의 기세를 보아 많은 부분을 해석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손금을 볼 때 단순히 금만을 보는 것은 아니다. 손 전체의 모양을 관찰하는 것은 더 중요한 것이다. 지문과 손금이 파도라면 손바닥과 손등은 해변과 그 아래 지각(地殼)과 같은 작용을 하니 해변의 모래가 두터워야하고 그 아래 땅이 굳고 두터워야 좋은 것은 당연한 것이다. 손을 살필 때에는 반드시 손금보다 우선 손의 전체적인 형태를 살필 필요가 있는데 대소, 장단, 후박(厚薄), 경연(硬軟;단단함과 유연함), 흑백(黑白), 굵고 가늠, 거침과 매끄러움 등을 기준으로 우선 분류하는 것이 필요하다. 손이 크고 작음은 용량을, 길고 짧음은 기운의 발휘를, 후박은 지구력과 인내를, 경연은 처세의 유연성을, 흑백은 주로 명실(名實)을 나누는 기준이 된다. 해운대 파도가 아무리 많아도 해변의 길이가 파도의 좌우 길이를 만들어내는 원천임을 생각한다면 수상(手相)을 살필 때 어디를 잘 살펴야하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무릇 사람의 얼굴에서 잘 관찰되지 않더라도 말단이 되는 손과 발을 거듭 확인하면 기운을 잘 살필 수가 있는 것이다. 얼굴은 표정에 따른 근육의 메모리 폼, 감정에 따른 색상의 변화, 기타 화장이나 성형에 따른 왜곡 등이 있어서 관찰에 방해가 따를 때가 많지만 손은 비교적 그런 왜곡이 적으니 특성을 비교적 관찰하기 쉬운 것이다.
 
군인의 손, 근로자의 손, 농부의 손, 화이트칼라의 손, 화가의 손 생김새나 모양을 떠올려 보시라. 손에 삶의 현장이 있음을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얼굴만큼 손도 챙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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