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성동고분박물관 사회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한 초등학생들이 전시실에서 가야시대 유물 모형 등을 살펴보고 있다.
주말에 아이와 함께 박물관 나들이에 나선 주부 이진아(36·삼계동) 씨는 난감한 일을 겪었다. 박물관을 돌아보던 아이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끊임없이 질문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짧은 지식에 제대로 답을 해주지 못했다. 아이와 함께 박물관을 찾은 부모라면 누구나 이 씨처럼 아이의 질문에 당황한 적이 있을 것이다. 아이의 호기심을 풀어주지 못하면 박물관은 곧바로 지겨운 공간으로 변하고 만다. 이런 부모와 아이들을 위해 대성동고분박물관에서는 매월 둘째·넷째주 토요일에 '사회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박물관을 재미있게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매월 둘째·넷째주 토요일마다 2회씩
강의·전시실 관람·말투구 만들기 등
어린이 무료 사회교육 프로그램 운영
3월과 6월에는 일반인들도 참가 가능


■ 강의도 듣고 말 투구도 만들고

"가야가 고대국가로 발전하지는 못했지만 철기 문화는 다른 어떤 국가보다 발전했어요. 가야의 철기 유물 중 마구류에 대해 알아볼게요. 마구류는 지배자 권위의 상징이었어요."
 
지난 8일 오전 10시 대성동고분박물관. '청마야 함께 놀자'라는 주제로 첫 사회교육이 시작됐다. 부모와 함께 교육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박민영 강사의 설명에 귀를 쫑긋 세웠다. 강사의 설명을 놓치지 않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필기에 열중했다. "말 투구는 가야와 신라 시대 고분에서 많이 출토됐어요. 말을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해 말에게 장착했던 장구를 말 갖춤이라고 해요." 어린이들의 반짝이는 눈망울에 보답하기 위해 백 강사는 최선을 다해 강의를 펼쳤다.
 
약 30분간 이론 수업이 끝난 뒤 고분에서 출토된 마구류를 직접 보기 위해 모두 박물관으로 갔다. 어린이들은 실제 마구류 유물들을 살피면서 강의에서 들은 내용과 비교했다. 가져온 공책에 백 강사의 추가 설명을 적기도 했다.
 
박물관 전시실 관람이 끝난 뒤에는 '말 투구 만들기' 시간이 이어졌다. 말 투구란 적의 공격으로부터 말을 보호하는 장비다. 말 얼굴을 장식하는 말 가면인 마면과는 다르다. 말 투구는 말의 얼굴과 양볼, 귀를 비롯하여 후미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얼굴 덮개부, 머리의 정수리와 귀를 가리는 챙, 볼 가리개로 이뤄져 있다. 백 강사가 말 투구를 직접 만들 수 있도록 어린이들에게 종이와 풀, 가위 등 준비물을 나눠줬다.
 
준비물을 받아든 어린이들은 요리조리 종이를 맞춰가며 말 투구 만들기에 집중했다. 직접 종이를 자르고 붙이면서 말 투구의 구성과 기능을 익혔다. 한 어린이는 완성된 말 투구를 직접 머리에 써보더니 우스꽝스러운 자신의 모습을 보며 웃음보를 터뜨렸다. 김희윤(9) 어린이는 "가위로 직접 오리고 붙이는 게 재미있다"며 웃었다. 초등학교 1학년 쌍둥이 자매와 함께 교육에 참여한 김희경(37·구산동) 씨는 "아이들과 함께 박물관을 자주 찾는다. 아이들이 직접 가야 유물을 만드는 체험을 하면서 역사를 좀 더 친근하게 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매달 두 차례 오전·오후에 실시
대성동고분박물관 사회교육 프로그램은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매달 둘째, 넷째 주 토요일 오전 10시, 오후 2시로 나눠 열린다. 대성동고분박물관 내 기획전시실과 세미나실에서 진행된다.
 
▲ 그래픽=김정은 kimjjung@
시민들의 요청에 따라 3, 6월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참가비는 무료다. 박물관에서 교육에 필요한 재료나 준비물을 제공한다. 프로그램 참가 신청은 인터넷(ds.gimhae.go.kr)에서 선착순으로 받는다. 다음달 사회교육 프로그램은 오는 24일부터 접수를 시작한다.
 
대성동고분박물관 이선미 학예사는 "교육의 인기가 많아 접수가 하루 만에 마감된다. 하지만 교육이 무료로 진행되다 보니 교육을 신청해놓고 참석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다른 사람들을 배려해 약속을 잘 지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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