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박현정(51·삼정동) 씨는 회사 업무를 위해 컴퓨터 엑셀 프로그램을 배워야 하지만 책을 보고 독학하려니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대학생 딸을 불러놓고 이것저것 질문해보지만 학습 속도는 그다지 빠르지 않다. 박 씨의 속은 타들어간다. 더 이상 가족들의 눈칫밥을 먹으며 컴퓨터 공부를 하고 싶지 않다면 김해시청과 도서관으로 가자. 컴퓨터 기초부터 활용까지 김해시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시민 정보화 교육'에 참여할 수 있다.


시청·장유도서관·진영한빛도서관
기초부터 프로그램·인터넷 활용까지
강사 1인과 보조강사 2인으로 구성
다양한 연령과 다문화가정 강좌 무료
직장인 위해 4·6·10월엔 야간반 운영
정보기술자격증 대비반도 4월부터


■ 연령별·상황별 다양한 강좌

▲ 한 어르신이 김해시청에서 열린 시민정보화 교육 도중 강사의 지시에 따라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1번 슬라이드 위에 새 슬라이드 버튼을 눌러주세요"
 
지난 14일 김해시청 구지관 2층에서는 박지혜(41) 강사의 파워포인트 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수강생 40여 명의 눈은 강의 화면에 집중돼 있었다. 박 강사의 설명이 끝나자 곳곳에서 딸깍거리는 마우스 소리가 들려왔다. 발갛게 볼이 달아오른 중학생부터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까지 수강생의 연령도 다양했다. 한 수강생이 박 강사의 말을 놓치고 내용을 따라가지 못하자 강의실 뒤쪽에 서 있던 보조강사가 친절히 추가 설명을 했다. 학습 속도가 더딘 수강생을 위해 강의실에는 항상 2명의 보조강사가 더 있다.
 
2012년부터 시민 정보화 강좌를 수강했다는 이미화(50·여·삼방동) 씨는 "컴퓨터 울렁증이 있어 컴퓨터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처음 배울 때는 어려웠지만 반복해서 수업을 들었다. 이제는 엑셀, 한컴오피스 활용은 누구보다 자신있다. 자격증을 따고 싶은 욕심도 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양국부(70·삼방동) 씨는 "지난해부터 취미 삼아 컴퓨터 강좌를 듣고 있다. 지난해에는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으로 동영상도 만들고,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인 포토샵 강좌도 들었다. 간혹 프로그램 메뉴가 영어로 돼 있어 어려움도 있지만 그래도 재미있어 자꾸 듣게 된다"고 말했다.
 
시민 정보화 교육은 10여 년 넘게 운영되고 있다. 올해부터는 컴퓨터를 배우고 싶은 어르신들을 위해 실버 과정도 개설했다. 컴퓨터 기초부터 인터넷, 한컴오피스 활용법을 3주에 걸쳐 배울 수 있다. 또한 결혼이주민을 위한 다문화가정 강좌도 있다. 김해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연계된 다문화가정 강좌는 결혼이주민 여성들의 요구에 따라 강의 내용이 달라진다. 직장인들을 위해 4, 6, 10월에는 오후 7~9시까지 야간반도 운영한다.
 

■ 기초부터 고급까지 모두 무료
시민 정보화 교육은 김해시청, 장유도서관, 진영한빛도서관 3곳에서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컴퓨터 기초, 인터넷 활용, 실버 과정, 스마트폰 활용 등 기초 수업 뿐 아니라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인 스위스맥스, 사진 편집 프로그램인 이지포토 등 고급 과정도 준비돼 있다.
 
자신의 정보 활용 능력을 평가하고 싶은 시민들을 위해 오는 4월부터는 ITQ(정보기술자격) 자격증 대비반도 운영할 예정이다. 교육 신청은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 인터넷으로 접수할 수 있다. 수업 시작 1개월 전부터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는다.
 
김해시 정보통신과 백혜영(40) 주무관은 "같은 수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이라도 강의 평가가 제각각이다. 어떤 사람은 수업 수준이 높다고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수준이 낮다고 한다. 다양한 연령과 수준을 가진 시민이 참여하다보니 모두의 수준에 맞추기가 어렵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마음으로 수업에 참석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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