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옛 봉황초등에서 열린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
14일 옛 봉황초등서 정월대보름 행사
달집태우기·민속공연·각종 이벤트 이어져
교통 정리·쓰레기 처리 등 문제점 아쉬워


한 해의 평안을 기원하는 정월대보름을 맞아 지난 14일 봉하마을, 주촌 등 김해 시내 77곳에서 각종 행사가 열렸다. 김해도서관 맞은편에 있는 옛 봉황초등학교 운동장에서도 제18회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민속행사가 개최됐다.
 
흥겨운 사물놀이 소리와 하늘을 가르며 높이 떠있는 연이 행사장 분위기를 돋웠다. 대보름을 맞아 소원을 빌고 달집태우기를 보려는 시민들로 행사장은 북적였다. 오후 2~6시에는 민속놀이 체험행사가 열렸다. '부럼 나누기', '조물조물 떡 만들기', '소망 쪽지 만들기', '솔방울 공예 체험', '우리 가족 가훈 쓰기'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졌다. 또 윷놀이, 제기차기, 투호놀이, 연날리기 등도 진행됐다. 전통예술 공연도 펼쳐졌다. 어른부터 아이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한국무용, 민요, 김해오광대공연, 다문화 전통춤 등을 진행했다.
 

투호놀이를 하던 김동현(8) 어린이는 "화살이 마음대로 들어가지 않지만 재밌다"며 웃었다. 그는 여동생과 누가 투호를 더 많이 넣나 겨루기를 했다. 남매의 어머니는 그런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옆에서는 한복을 입은 할아버지들이 전통방식으로 떡을 만들고 있었다. 시민들도 같이 떡을 치며 떡이 완성되기를 기다렸다. 쫀득쫀득하고 하얀 떡이 맛있어보였다.
 
소망 쪽지 만들기 구역에서는 시민들이 각자의 소원을 색지에 적고 있었다. 가족의 건강과 자식의 행복을 바라는 소원이 가장 많았다. 두 딸과 함께 온 강은주(35) 씨는 "딸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길 바란다"며 미소 지었다. 방삼순(84) 할머니는 "바라는 건 아들 잘되고 손자, 증손자 잘되는 것 뿐이야. 그게 최고 아이가"라며 웃었다.
 
이어 달집 태우기 행사가 진행됐다. 달 타령 노래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불이 점화되었다. 달집을 태우는 날 먼저 달을 본 사람은 행운이 뒤따른다고 한다. 달집이 잘 타면 길하고, 도중에 불이 꺼지면 액운이 닥친다는 속설이 전해지기도 한다. 달집이 활활 타오르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의 소원을 빌었다.
 
며칠 전 김해제일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도 많이 참여했다. 이들은 "입학할 당시 학교가 다 지어지지 않아 이곳에서 입학식을 했던 기억이 난다. 지난 12일 졸업식을 한 뒤 다시 입학식을 했던 이 학교를 찾으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렇게 저마다 소원을 빌고 한해를 되돌아보며 새로운 한해를 맞이할 수 있는 뜻 깊은 행사였지만 모두 만족했던 것은 아니었다. 어떤 사람들은 "달집을 태울 때 나온 연기에 너무 눈이 매웠다. 불똥도 계속 튀어 힘들었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은 "교통이 혼잡해서 불편했다"며 불평하기도 했다.
 
행사가 끝난 뒤 사람들이 돌아가는 과정에서 위험한 상황이 많이 연출됐다. 자전거를 타고 온 어린이 뒤로 자동차가 지나가기도 했다. 어린이를 데려온 사람들은 "너무 위험한 것이 아니냐. 차가 저런 식으로 다니면 안 되는 것이 아니냐"라고 화를 내기도 했다. 학교에서도 뒷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사람들이 먹다 버린 쓰레기가 여기 저기 널려있기도 했다. 내년부터는 시민들이 더 편리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김해시에서 준비에 신경을 써달라고 참가자들은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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