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메라의 눈으로 매화를 찍고 있는 김해사진연구회 정한식 회장.
"그래 그래, 조금만 더 가까이 가 봐라." "아, 이래하니까 더 잘 보이네."

지난 10일 오전 9시, 구산동 건설공업고등학교 운동장 한 켠이 카메라를 든 이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김해사진연구회' 회원들이 봄을 맞아 건설공고로 정기출사를 나온 것. 이들이 카메라를 들이대는 곳에는 매화꽃이 소담하게 피어 있었다. 이날 모임은 김해사진연구회의 3월 첫번째 정기출사였다. 김해 건설공고 매화는 전국 각지에서 사진가들이 모여들 정도로 유명하다.

"이렇게 고목에서 매화가 피는 곳은 전국에서 여기밖에 없을 낍니더. 이 사진 좀 보이소. 예쁘지예?" 정한식(64) 회장이 직접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스레 목소리를 높이자, 다른 이들도 "그렇지"하고 한 마디씩 거든다.

지난 2008년 만들어진 김해사진연구회는 인제대학교 평생교육원 사진반을 수료한 이들로 구성된 모임이다. 활동 중인 회원은 총 23명. 공식적으로는 매달 둘째·넷째 금요일에 정기출사를 나가지만, 계절 혹은 상황에 따라 특별출사도 진행한다.
정 회장은 연구회의 목적에 대해 "김해를 알릴 수 있는 곳을 발굴해 대외에 홍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매달 한 번씩은 꼭 김해지역으로 정기출사를 나가고, 이렇게 찍은 사진들을 모아 작품집을 내기도 한다. 각자 취미활동을 즐기면서 지역에 도움되는 일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다.
 
여러 명이 모이면 본래 목적을 잊고 잠시라도 게으름을 피울만 한데, 사진과 관련 없는 이야기를 꺼내는 이는 단 한 명도 없다. 오가는 이야기라곤 어떤 렌즈가 더 알맞은지, 어느 쪽 나무가 사진찍기에 더 좋은지, 노출은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지 등 오로지 사진에 관한 것뿐이다. "오랜만입니다" 하는 인사를 건네고 나면 각자 촬영에 몰두한다. 사진을 제대로 배우기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 김해사진연구회 회원들이 직접 찍은 매화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직 꽃이 덜 피었네예. 좀 더 많이 피었더라면 좋았을텐데." 렌즈를 한참 들여다보던 박두만(63) 씨가 말했다. 카메라를 잡은 지 올해로 8년이 된 박 씨는 한국사진작가협회에도 소속돼 있는 베테랑 사진가다. 오랫동안 몸 담았던 직장에서 퇴직한 후 취미활동으로 사진찍기를 선택했다. 그는 "출사를 나가면 각 지역의 좋은 풍경을 보고, 맛있는 음식도 맛볼 수 있어 재미있다"고 했다.
 
최병수(58) 씨는 김해사진연구회의 '막내'이다. 사진을 찍기 시작한 지는 2년밖에 되지 않았다. 최 씨가 사진을 한 장 찍을라 치면, 주위에 있는 사진연구회 '선배'들이 모두 한 마디씩 조언을 한다. 그는 "여기서 활동하면서 사진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며 "사진을 찍다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 물어볼 수도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최 씨는 사진을 시작한 후, 원래 취미였던 낚시나 등산 등을 모두 버리고 오로지 여기에만 매달리고 있다. 현재 각종 공모전에 사진을 출품하며 '프로'로 인정받을 날을 기다리는 중이다.
 
정 회장은 "회원 중에는 그 경력이 10년을 넘긴 전문가도 많아 초보도 쉽게 도움을 얻을 수 있다"며 "김해에 거주하면서 애향심을 가진 사람 중 인제대 평생교육원 사진반을 수료한 이라면 누구든 연구회에 가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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