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선희 김해여성의전화 신임회장
남편 덕에 가입해 조직부장·부회장 역임
아동·여성 인권 신장 활동 다양하게 진행


"남성이 주류였던 사회에서 남성이 10개의 권력을 가졌다면 앞으로는 여성과 5 대 5로 나누자는 것이 여성인권운동입니다.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권력을 가진 사람이 되길 바라는 것입니다."
 
김해여성의전화 이선희(43) 신임회장의 말이다. 그는 최근 김해여성의전화 제15차 정기총회에서 취임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김해여성의전화는 2000년 창립해 올해로 15년째에 접어들었다. 여성을 차별과 폭력으로 보호하기 위해 아동 성폭력예방 전문강사단 양성, 성교육, 성문화 축제, 여성학 공부모임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18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 회장이 김해여성의전화와 인연을 갖게 된 건 특이하게도 남편 하종문(44) 씨 덕분이었다. 노동, 인권 등에 관심이 많은 남편이 10년 전 김해여성의전화에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이 회장도 자연스럽게 김해여성의전화에 대해 알게 됐다. 그는 이후 회원으로 가입해 적극적으로 김해여성의전화 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8년 전에는 조직부장, 지난해에는 부회장으로 일했다.
 
이 회장은 가족끼리 평등이 먼저 이뤄져야 사회에서 양성 평등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개 가족이란 같이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조직부장으로 일할 때 평등가족 페스티벌을 열었어요. 그 행사에 참여한 10가족은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평등한 가족이 되는 방법을 배웠죠. 엄마, 아빠가 서로 역할을 존중하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자연히 인권과 평등을 몸에 습득하게 됩니다."
 
김해여성의 전화는 성폭력상담소를 운영한다. 그는 요즘 성폭력 피해자와 가해자의 나이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성폭력 상담 횟수는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쉬쉬하는 대신 문제를 드러내고 처벌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졌기 때문이죠. 걱정스러운 건 상담소를 찾아오는 10대 청소년들이 늘어난 점입니다. 10대 청소년들은 성교육 이전에 불법 성인물을 보며 이성에 눈을 뜨다 보니 성폭력에 대한 죄의식이 없더군요."
 
이 회장은 10대 청소년의 성폭력에 대한 교육 당국의 대처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학교에서 성폭력 문제가 발생하면 가해자가 아닌 피해 여학생을 전학시킨다. 자연히 가해자는 뭐가 문제인지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해여성의전화에서는 학교로 찾아가는 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성교육에서는 피임 도구를 쓰는 방법을 가르쳐주기에 앞서 여성의 몸이 왜 소중한지부터 학생들에게 알려줘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성교육을 진행하는 김해여성의전화 성교육위원회 회원 19명은 매달 한 번씩 모여 더 나은 성교육 방법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지난달 24일에는 아동폭력 반대 캠페인을 했다. 오는 8일에는 3·8여성대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아동과 여성의 인권 신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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