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농업기술센터 텃밭 분양
초보 농사꾼 위해 '전원생활 교육'
각종 작물 심고 가꾸는 방법 지도
연간 6만원에 가족텃밭 운영 가능

김동필(50·삼계동) 씨는 2년 전부터 김해시 텃밭농원에서 조그마한 땅을 가꾸고 있다. 그는 주말마다 텃밭을 찾아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식물을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토마토, 가지 등 직접 재배한 작물을 이웃과 나누는 기쁨도 쏠쏠하다. 김해시농업기술센터는 새봄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텃밭을 분양한다. 처음 시도해보는 초보 농부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김해시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쁜 도시 생활 속에서 여유로운 농부가 되어보자.


■ 흙을 만지며 생명의 소중함 배워

한림면 신천리 흥덕사 뒷마당. 봄과 약속이나 한 듯 마른가지 끝에서 노란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봄동은 마른 흙을 뚫고 푸른 잎을 빼꼼 내밀었다. 텃밭농원을 관리하는 흥덕사 주지 덕일 스님은 큰 돌을 주워내고 고른 뒤 흙 위에 콤콤한 냄새를 풍기는 거름을 한 가득 뿌린다. 면적 3천966㎡인 이곳 텃밭은 새 주인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때마침 황윤환(57·외동) 씨가 작물을 살피기 위해 자신의 텃밭을 찾았다. 그는 지난해에 텃밭을 분양 받아 각종 채소를 키우고 있다. 황 씨는 "김해 시내에서 30분 거리 밖에 되지 않아 시간이 날 때마다 텃밭을 찾는다. 일조량이 많아 어떤 채소를 심어놔도 잘 자란다. 농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흙과 식물에게 관심을 준만큼 되돌려주더라. 텃밭 가꾸기를 통해 싱싱한 채소 뿐 아니라 인생의 교훈도 얻어간다"고 말했다.
 
흥덕사에서 북쪽으로 약 36㎞ 떨어진 생림면 마사리 텃밭농원도 새 주인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2천743㎡의 텃밭농원 옆에는 도시농부들이 쉴 수 있도록 휴식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는 평상 8개가 놓여 있고, 호미·삽·물조리개 등 각종 농기구가 열을 맞춰 세워져 있다. 이곳은 2012년부터 농촌지도자김해시연합회 김명수(69) 회장이 관리·운영하고 있다.
 
마사리 텃밭농원에서는 유치원생부터 7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도시농부들이 텃밭을 가꾸고 있다. 조용했던 시골마을은 이 농원 덕분에 활기를 찾았다. 여름이면 도시농부들이 고기를 가지고 와 당일 수확한 상추와 함께 바비큐 파티를 열기도 한다. 김 회장은 "어린이들은 텃밭을 가꾸며 직접 흙을 만지고 씨앗을 심는다. 생명의 소중함과 흙의 따뜻함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 농업기술센터서 텃밭 가꾸기 교육도
김해 시민은 누구든지 연간 6만 원만 내면 텃밭농원에서 16.5㎡의 공간을 분양 받아 채소들을 키울 수 있다. 신청 방법은 간단하다. 텃밭관리자에게 직접 전화를 해 신청한 뒤 연간 이용료를 입금하면 된다. 올해는 진영에서도 텃밭농원을 운영한다.
 
김해시농업기술센터는 초보농사꾼을 위해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 곁가지 치는 법, 작물 키우는 법 등 '전원생활 교육'을 실시한다. 초보농사꾼이라도 교육을 통해 텃밭 가꾸기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또 김해시농업기술센터는 초보자도 쉽게 기를 수 있는 상추, 고추 등 각종 채소의 모종을 무료로 지급한다. 지급된 모종은 오는 5월 5일 일괄적으로 심는다.
 
김해시농업기술센터 송혜정 주사는 "그간 텃밭농원을 운영하면서 이용자들이 호미·삽 등 공동으로 쓰는 도구를 훼손하거나 텃밭에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자신이 텃밭을 사랑하는 만큼 자신이 가져온 쓰레기는 가지고 가는 미덕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해시 텃밭농원
-한림면 김해대로 1472번길 5(신천리 147) 흥덕사. 010-3843-0596.
-생림면 금곡로 383번길 15(마사리 1191-1). 010-9233-9317
-진영읍 우동리 3-6번지. 010-3561-9570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