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봄 기운만큼이나 스포츠팬들을 설레게 하는 소식이 있다. 겨울잠을 끝낸 프로야구가 지난 주말 시범경기를 통해 한 해의 시작을 알렸기 때문이다. 야구 열기가 전국을 뒤덮고 있는 요즘, 경기를 관람하는 팬들도 많지만 운동장에서 직접 야구를 즐기려는 사회인 야구 동호인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일 시작된 '2014 전국 사회인 야구 챔피언스 리그'에는 전국에서 352개 팀 8천8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해 8개월 동안 2천518경기의 장기 일정에 들어가기도 했다. 야구 열풍이 이처럼 뜨거워지기 시작했지만 유의해야 할 점도 많다. 프로야구 선수들도 피할 수 없는 것이 부상이다. 특히 사회인 야구에 갓 입문한 초보자의 경우 의욕만 갖고 즐기기에는 위험이 매우 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투구 때 어깨관절 동작범위 넓고 빨라
강한 타구 동작 반복도 부담으로 작용
심하면 회전근개파열·연골 손상 유발
근육통 등 지속 땐 정밀검사 받아봐야


■ 무리한 투구 잦은 어깨 부상

야구는 다른 스포츠들처럼 몸싸움을 심하게 하는 경기는 아니지만 공을 던지거나 스윙을 하면서 어깨, 팔꿈치, 손목 등에 부상을 당하기 쉽다. 특히 야구선수는 물론 야구를 즐기는 모든 사람들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것은 바로 어깨 부상이다. 공을 던지고 치는 모든 동작에서 어깨를 반복해서 사용하게 되고, 특히 한 쪽만을 주로 쓰기 때문이다.
 
투수의 경우 공을 던질 때 어깨 관절이 움직이는 범위가 넓고 빨라 어깨에 심한 부담을 준다. 타자 또한 무거운 배트를 사용해 빠르고 강하게 휘둘러야 하는 동작이 반복되므로 부상이 잦다. 어깨 통증, 어깨 결림과 같은 증상은 근육통으로 볼 수 있다. 무리하게 근육을 사용했을 때 근섬유들이 찢어져 발생한다. 이는 비교적 가벼운 부상으로 2∼3일 동안 찜질을 하거나 충분히 휴식을 하면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깨 근육이 파열되는 회전근개 파열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회전근개 파열이란 어깨 속에 위치해 어깨를 들고 돌리는 4개의 힘줄이 끊어진 상태를 말한다. 야구를 하면서 팔을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갑작스럽게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동작을 할 때 생길 수 있다. 평소 기본적인 체력 관리가 안된 상태에서 갑자기 과격한 동작으로 어깨를 사용하게 되면 근육이 경직돼 파열이 발생할 수 있다. 회전근개 손상 초기에는 재활 치료나 근력 강화 운동, 비수술 치료법으로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으나 완전히 파열된 경우라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부산힘찬병원 관절센터 김성국 주임 과장은 "운동장에서 무리하게 투구 연습을 하다가 생긴 어깨 시린 증상을 방치하다 결국 병원을 찾은 30대 남성이 있었다. 뼈에 이상이 생긴 게 아닌지 염려돼 엑스레이 검사를 해봤지만 아무런 이상도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어깨 통증이 지속되는 점으로 미뤄 슬랩(상부 관절와순 손상)이 의심돼 그에 따른 진단과 처방을 했다"며 "이처럼 부상으로 인한 어깨 통증이 있는데도 방치하거나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하더라도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상 증상이 있을 땐 보다 적극적인 진료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근육통쯤으로 여기면 큰일
슬랩은 어깨 위쪽의 관절 뼈 연골이 찢어지는 질환이다. 어깨 위쪽 관절 연골은 아래쪽 연골에 비해 뼈에 느슨하게 부착돼 있기 때문에 그만큼 손상이 쉽게 생긴다.
 
슬랩은 어깨 관절의 불안정성이나 회전근개파열 등 다른 질환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엑스레이를 찍어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진단이 어렵다. 어깨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들거나 팔을 밖으로 돌렸을 때 소리와 함께 통증이 동반되는 증상이 있지만 다른 어깨 질환과 구별하기는 힘들다. 게다가 아주 심한 통증이 아니라면 단순 근육통이나 다른 어깨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다. 일상 생활에 큰 불편이 없어 그냥 넘어가다 병을 키우거나 엉뚱한 치료를 받기도 한다. 주로 30대 미만의 젊은 남성, 특히 공을 다루는 선수나 취미를 가진 사람이 팔을 짚고 넘어진 경우, 무리하게 공을 던진 경우, 반복적인 손상이 미세하게 가해지는 경우에 생기기 쉽다. 만약 증상을 방치해 연골 손상 범위가 광범위해지면 수술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야구를 한 뒤 팔을 올리는 동작에 힘이 든다면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이 같은 어깨 통증은 전문의가 진찰로 증상을 의심해본 후 MRI 촬영이나 관절내시경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관절내시경은 문제가 생긴 어깨 부위에 5㎜ 정도의 관절내시경을 삽입해 어깨 관절 상태를 모니터로 보면서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다. 손상된 부위를 8배 이상 확대해 볼 수 있어 MRI로도 파악하지 못하는 질환 상태까지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삽입한 관을 통해 진단 즉시 바로 치료할 수 있어 진단과 치료가 한꺼번에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김성국 과장은 "관절내시경을 통해 확진된 슬랩은 손상 형태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게 된다. 잦은 사용에 의해 연골이 닳고 불규칙해진 상태라면 연골을 다듬어주는 방법으로 치료하게 된다. 외상 등으로 파열된 경우에는 해당 부분을 묶어주는 봉합술을 주로 시행한다"며 "수술 후에는 꾸준하고 체계적인 재활 운동으로 관절운동을 부드럽게 해주고 근력을 강화시켜 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부산힘찬병원 김성국 주임 과장 관절센터·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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