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부모의 반대로 꿈을 접어야 했던 정경채(65·창원 사림동) 씨. 그는 지난해 오랫동안 마음 속에 간직해왔던 꿈을 펼치기 시작했다. 김해미술문화연구회 부설 평생교육원에서 본격적으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 화가의 꿈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정 씨처럼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매일 그림을 그리며 살 수 있다.

▲ 김해미술문화연구회 부설 평생교육원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 인기 최고인 한국화 교실에서는 지난해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입상자를 배출했다.
지역 미술인들 모여 학술·연구 활동
시민 대상 그림 평생학습 기회 제공
현장스케치·답사미술여행·힐링미술 등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해 강좌 진행
대한민국 미술대전 한국화 입상 배출도


■ 취미 삼아 배운 그림으로 전시회도

▲ 뒤늦게 화가의 꿈을 펼치고 있는 한 수강생이 캔버스 위에 세밀한 붓칠을 하고 있다.
가지마다 핀 매화를 시샘하듯 칼바람이 불어오던 지난 14일. 김해미술문화연구회 평생교육원 한국화교실 강의실에는 봄 향기가 가득했다. 한 수강생이 햐얀 캔버스에 분홍색 꽃잎을 하나 둘 새기자 금세 벚꽃 한 송이가 피어났다. 강의실 곳곳에 세워진 이젤 앞에서는 수강생들이 유채꽃, 소나무 등을 그리고 있었다. 수강생들은 그림을 그리면서 서로의 미흡한 점을 지적하고 조언하기도 했다.
 
변호원(77·삼문동) 씨는 조심스럽게 대나무 잎을 그렸다. 그는 16년 전 김해문화원에서 강좌를 들은 것을 계기로 한국화에 빠져들었다. 한동안 건강 때문에 작품 활동을 중단했지만, 지난해 여름 김해미술문화연구회 평생교육원에 등록했다. 여든을 앞둔 나이지만 그간 매달린 작품을 모아 개인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변 씨는 "동년배 친구들과 술 마시고 화투를 치는 것보다 그림 그리는 게 더 좋다. 붓을 들면 손자들이 연필을 들고 모여든다. 그럴 때마다 그림 그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해미술문화연구회는 2011년 11월 김해지역 미술인들의 학술·연구 활동을 지원하고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김해미술연구회에서 운영하는 평생교육원은 그림을 배우고 싶어하는 시민들에게 평생학습의 기회를 제공한다.
 
김해미술문화연구회 이사장 문운식 화백은 "이곳 수강생들은 강사가 정해주는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린다. 자연히 수강생들은 자신의 그림에 애착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9개의 다양한 미술강좌
김해미술문화연구회 평생교육원에서는 기초 소묘, 드로잉, 누드 드로잉, 수채화, 유화, 한국화 등 6개의 전문 강좌를 가르친다. 누드 드로잉을 제외하고 나머지 전문 강좌 강의료는 3개월에 9만 원(재료비 별도)이다. 전문 강좌를 수강할 경우 자유롭게 창작 활동을 하기 위해 작품 연구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작품 연구 과정은 한 달에 5만 원이다.
 
▲ 수강생들이 그린 다양한 작품들.
한국화교실은 평생교육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좌 중 하나다. 김해뿐만 아니라 부산, 창원 등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수강생들도 한국화를 배우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강의실을 찾는다. 30세부터 70세까지 수강생의 나이도 다양하다. 수강생들은 자신의 작품을 공모전이나 미술대전에 출품하기도 한다. 지난해 한국화교실은 제32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상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평생교육원은 매주 첫째, 셋째 주 토요일에는 화실을 벗어나 그림을 그리는 '현장스케치' 시간을 마련한다. 또 매월 둘째, 넷째 주 토요일에는 미술관, 박물관 등을 답사해 지역 문화와 미술사를 체험하는 '찾아가는 미술여행'을 진행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발상과 표현이라는 주제로 매주 토요일 진행하는 힐링미술 강좌도 준비돼 있다.
 
수강신청은 직접 방문 또는 전화를 통해 수시로 할 수 있다. 강좌는 최소 인원 5명이 충족돼야 개설된다. 현재 수강 인원 부족으로 기초 소묘와 드로잉, 누드 드로잉 강좌는 개설돼 있지 않다.


▶김해미술문화연구회 부설 평생교육원/ 평전로 19(외동 706-3) 밝은빌딩 4층. 055-332-5048.

▲ 수강생들이 그린 다양한 작품들.


▲ 수강생들이 그린 다양한 작품들.


▲ 수강생들이 그린 다양한 작품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