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다른 지구마을 여행>(이동원 지음, 예담 펴냄)이 '2014 김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김해시와 김해의 책 추진협의회는 '2014 김해의 책' 주제를 '지구 공동체'로 정한 뒤 추진협의회 위원들의 후보 도서 추천, 시민 선호도 조사, 추진협의회 토론을 거쳐 <조금 다른 지구마을 여행>을 김해의 책으로 골랐다. 이 책은 스물다섯살 청년이 NGO(비정부기구) 세계여행을 하면서 만난 지구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전쟁의 아픔, 아동 노동 현실, 환경 문제까지 지구촌 마을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우리 모두가 지구촌 가족이라는 사실을 전해주는 책이다. <김해뉴스>는 서울에 사는 이동원(29) 작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김해의 책'으로 선정된 소감 등을 들어봤다.
 

▲ 이동원 작가가 2010년 멕시코 푸에르토바야르타의 야생 거북이 보호 NGO에서 일할 때 모습.

4년 전 NGO 세계여행 이야기 담아
SBS방송국 입사 교양국 PD 근무
"무거운 주제지만 쉽게 공감해주길"


-현재 하고 있는 일은.

▶SBS 제작본부 교양국 PD다. 아직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식으로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PD는 아니다. 여러 프로그램에서 조연출을 거치면서 일을 배우고 있다. 최근에는 신년특집 3부작 '부모 대 학부모'라는 다큐멘터리에 조연출로 참여했다.
 

-'2014 김해의 책' 선정 소식을 들었을 때의 기분은.
 
▶많이 놀랐다. '책 읽는 도시 김해'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선정 과정에서 최종 후보로 선정된 것 또한 몰랐다. 참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 신간도 아닌 책을 좋게 봐주고 선정해준 김해시 관계자들과 투표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 제도는 놀라운 아이디어다. 여러 독서운동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지만, '책 읽는 도시'라는 구상은 처음 접했다. 이렇게 재밌게 놀라운 사업이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책을 쓸 때 서울대학교 학생이었다.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사실 지금도 대학생이다. 학교에 다니다 SBS에 입사해 학업과 일을 같이 하고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출판사에서 전화를 받았다. 남들과 다르게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책을 준비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재미 있는 도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덥석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말았다. 기본기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책 한 권을 쓰려다보니 힘든 적도 있고 후회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지금은 도전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책 제목에 '지구마을'이라는 단어를 쓴 이유는.
 
▶처음 출판 계약을 맺고 어떤 내용을 담으면 좋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이 여행이 남들과 다른 특별한 경험일 수도 있지만, 독자들에게는 이웃집 이야기처럼 가깝게 느껴지면서 공감이 되길 바랬다. 비슷한 '지구촌'이라는 단어도 있지만, 그건 너무 거대한(?) 느낌이다. 좀 더 친근하면서 소박하게 다가갈 수 있는 말을 고민하다 '지구마을'이라고 표현하게 됐다.
 

-여행 중에 많은 사람들을 만난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여행하며 만났던 소중한 인연들 중 상당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마을 어딘가에서 빈곤에 맞서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땀 흘리며 살아가고 있다. 그들을 위해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의 메시지를 세상에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책을 통해서 김해 시민들에게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앞으로도 지구 반대편 친구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글을 쓰거나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에 참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활동하려 한다.


-'조금 다른 지구마을'을 돌아본 작가의 입장에서 다문화도시 김해의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경남 진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살았다. 김해에서 굉장히 가까운 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막상 돌이켜보니 부산, 창원, 거제시에는 가 본 적이 있지만 김해에서는 밥 한 끼 먹어본 적이 없었다. 이번 일이 김해에 가 보고 느껴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김해 같은 다문화도시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 어떤 말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행하면서 정말 다양한 곳들을 다녔지만, 막상 돌아오니 '결국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을 통해 생각해보면 주변에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국적이 다르다고 해서 달리 볼 건 없다고 생각한다. 외국인이라고 특정할 것이 아니라, 그저 아름다운 김해에서 함께 살아가는 '지구마을 이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작가 입장에서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조언한다면.
 
▶독자들이 책 곳곳에서 마주치게 될 현실, 주제들이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 절대 쉽게 스쳐 지나갈 이야기들은 아니다. 하지만 무겁고 진중하게 느껴지더라도 읽을 때는 가볍게 읽었으면 좋겠다. 친한 친구나 동생이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쉽게 공감해주고, 자연스럽게 이해해줬으면 한다.
 
한편 올해의 어린이 도서에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강경수 글·그림, 시공주니어)>가 선정됐다. 자연 재해, 가난과 기아, 전쟁, 민족 갈등, 종교 분쟁 등으로 고통을 겪는 세계 곳곳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다. 2011년 볼로냐국제어린이도서전에서 라가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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