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경상·전라·충청 등 3도 수군의 지휘 본부였던 삼도수군 통제영이 복원을 마치고 지난 1일 정식 개관했다. 복원 통제영의 주요 부속 건물 현판, 주련(기둥에 세로로 쓴 글씨) 등의 서각 작업은 김해공예협회 장용호 회장(사진)이 맡았다. 현판의 단청 작업은 김해공예협회 회원인 후불탱화 작가 박영주 씨가 맡았다. 통제영 복원의 마무리 작업을 김해의 두 예술인이 맡은 것이다.

▲ 장용호 김해공예협회 회장이 서각작업을 한 통제영 부속건물의 현판 '운주당', '선자방', '서포루'.
조선 수군 본부 일제강점기 때 훼손
예산 596억 들여 건물 30동 복원
장 회장 서각 맡아 3개월간 작업
 
삼도수군 통제영은 조선 수군의 총본부로 사적 제402호로 지정돼 있다. 줄여서 통제영이라 한다. 선조 26년(1593)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한산진영(현 한산도)이 최초의 통제영이었다. 선조 36년(1603) 때부터 통영시 관내에 통제영을 짓기 시작했다. 300여 년간 유지되었던 조선 수군의 본산이었으며, 국방유적지로서의 역사적 가치는 말할 수 없이 크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은 통제영의 중심건물인 세병관(국보 제 305호)을 훼손하고 부속건물들을 모두 철거하다시피 했다. 이후 세병관은 몇 차례 보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경남 통영시는 2000~2013년 국비 339억 원, 지방비 257억 원 등 총 596억 원을 들여 일제에 의해 훼철된 통제영 관아 복원 사업을 벌였다. 통영시는 일제강점기 때 사라진 통제영의 객사와 주요 관아 등 부속건물 30여 동을 복원했다. 통영시는 통제영을 이충무공의 전적지와 수려한 한려해상국립공원과 연계하여 관광에 활용할 계획이다.
 
▲ 장용호 김해공예협회 회장
통영시는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현판의 명칭과 주련의 내용을 정했다. 글씨는 국전 서예 부문 수상자들이 썼다. 장 회장은 부속건물 현판 28개, 주련 16개, 벽시(벽에 거는 시) 2개 등의 서각 작업을 맡았다. 장 회장은 "지난해 말 의뢰를 받고 약 3개월 간 작업을 했다. 통제영의 의미를 잘 알기에 서각작업으로 참여한 데 대해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주련을 작업할 때 문화재 전문위원인 성균관대 육영익 석좌교수의 고증과 자문을 받았다. 현판, 주련, 벽시의 글자 하나하나가 모두 중요하다. 세월이 흘러 언젠가 또 다시 복원사업을 할 때까지는 내가 서각을 한 현판과 주련이 걸려있게 된다고 생각하니 책임감이 컸다"고 말했다.
 
장 회장이 서각 작업을 한 부속건물은 12공방, 백화당, 산성청, 중영, 주전소, 운주당 등이다. 12공방은 조선 최대 군영이었던 통제영의 물자·병참 생산기지였다.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는 통영 나전칠기도 여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 12공방에서는 현대까지 계승돼 오는 통영의 전통 공예를 시연하고 체험할 수 있다. 공방마다 장 회장의 서각이 걸려있다. 산성청은 통제영의 입구 관문 영역이다. 세병관의 웅장한 모습을 바라보며 진입하는 곳이다. 군영기 등을 이용한 조선시대 수군 본진 모습 연출되는 장소로 통제영의 위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장 회장은 "복원 작업에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가했다. 경남에는 각자(서각) 부문의 인간문화재가 없다. 나는 한국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존협회 회원으로 이번 작업에 참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부·울·경을 통 털어 한국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존협회 각자 부분의 유일한 회원이다.


▶통제영/ 경남 통영시 세병로 27(문화동) 일원 △요금/성인 3천 원, 군인·청소년 2천 원, 어린이 1천 원. 20명 이상 단체 할인 △관람 시간/올해 10월 31일까지 오전 9시~오후 6시, 11월 1일부터 다음해 2월 말까지 오전 9시~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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