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먼 나라 영국에서 날아온 비보에 전 국민이 가슴 아파했던 일이 있었다. '블루 드래곤' 이청용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시즌 개막을 앞두고 웨일스 뉴포트카운티와의 연습 경기 도중 '살인 태클'을 당해 심각하게 다쳤기 때문이었다. 오른쪽 정강이 아랫부분 3분의 1 지점 경골과 비골이 골절되는 커다란 부상이었다. 그는 최소 9개월 동안 결장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받았고, 이후 선수 생활마저 불투명해졌다.
 
사실상 많은 운동 선수들이 이청용처럼 부상이라는 큰 공포와 맞서 싸우며 선수 생활을 이어나간다. 그들은 부상을 당하는 순간 지금까지 쌓아올린 많은 것들이 한 번에 무너져 내리는 경험을 해야 하한다.
 
이청용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꾸준한 재활 치료로 2013년 마침내 홍명보호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부상으로 제 기량을 회복하지 못해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던 다른 많은 선수들을 생각하면 그의 부활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반인에게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운동 선수들에게는 부상을 막는 것만큼이나 부상 후 재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 무중력 보행재활시스템. 하체를 무중력상태로 만들어 부담을 최소화하며 운동할 수 있게 만들었다.
공기압력 조절 통해 체중 부하 줄여
압력·통증 느끼지 않고 걷고 뛰면서
신경·근육 조절기능 회복 재활장치

퇴행성관절염·인공관절 수술 환자
축구·육상 등 스포츠 선수 재활 효과
신경계·비만 환자 운동치료에도 이용

 

■ 무중력 재활운동
이청용 선수의 성공적인 재기에는 숨은 공신이 있다. 바로 '무중력 트레드밀 재활시스템(AGT)'이다. 무중력 트레드밀은 미국 항공우주국 (NASA)에서 개발한 것이다. 공기 압력 조절시스템을 사용해 개인의 체중 부하를 줄여 걷거나 뛰는 운동을 하는 장비이다. 몸무게를 최대 80%까지 줄인 것 같은 효과를 내 관절·척추의 부담을 감소시킨다. 또 근력기능 강화, 신경과 근육의 조절기능 회복 등을 통해 통증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체중이 1㎏만 늘어나도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은 2~3배가 증가한다. 무릎 관절이 좋지 않은 환자에게는 무릎의 근력을 키워주는 근력 강화운동이 필수적이지만,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으로 인한 고통이 만만찮다.
 
무중력 트레드밀은 이러한 관절 부담을 현저하게 줄여주고,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을 줘 관절이 중력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게끔 설계한 재활치료 장치이다. 무릎에 압력이나 통증을 느끼지 않고도 근력을 키울 수 있다.
 
재활치료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특수 고안된 장비를 착용하고 러닝머신과 비슷한 모양의 장비 안으로 하체를 넣기만 하면 된다. 공기 부력으로 체중을 분산시키기 때문에 적은 힘부터 운동을 시작해 운동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할 수 있다.
 
부민병원 서승석 의무원장은 "무중력 트레드밀을 이용하면 실제 100kg에 달하는 환자의 몸무게를 공기압으로 80kg까지 낮출 수 있다"며 "이럴 경우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이 40㎏ 정도 줄어 통증도 현저히 감소하게 된다. 그런 상태로 걷기운동을 실시하면 무릎과 허리에 오는 통증은 줄이고 근력은 키우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재활치료와 수술에 큰 도움
무중력 트레드밀은 다리나 허리를 자주 사용하는 축구·육상 선수 등의 재활치료에만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퇴행성관절염 환자나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도 효과적이다.
 
관절내시경이나 인공관절 수술 때 대다수 환자들은 수술 후 제대로 걸을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고령의 환자일수록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력 약화, 퇴화가 더 빨리 진행된다. 수술 후 조기 재활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경우 관절 운동 범위 회복, 근육 강화, 균형 감각 회복에 도움이 된다. 무릎의 경우 관절이 굳기 전에 관절 유연성을 확보해 주기 때문에 그만큼 무릎이 구부러지는 각도가 커지게 된다.
 
무중력 트레드밀은 보행 중 발생하는 척추디스크의 충격을 감소시키고 골반의 틀어짐과 발목의 변형, 발의 아치 문제로 인한 허리 통증을 감소시키는 역할도 한다. 그 외 신경계 환자의 단계별 재활치료, 비만환자의 체중 조절, 소아 재활치료에도 사용되며 비수술적인 운동치료로 각광받고 있다.
 
서 원장은 "무릎·고관절 등의 인공관절 수술이나 허리디스크 수술의 경우 수술 자체의 성공 여부도 중요하지만 이후 재활치료도 무척 중요하다"며 "수술 후 관절의 기능도는 신생아와 같은 '0'의 상태로 보아도 무방하다. 처음 걸음마를 배우는 것과 같이 체계적인 맞춤 재활 치료를 통해 수술 부위의 근력을 기르고 관절의 가동 범위를 높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재활치료는 그 필요성에 반해 동반되는 고통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힘들어했다. 하지만 이번 무중력 보행 재활장비의 도입으로 통증은 줄이고 재활치료의 괄목할 만한 효과 및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도움말=부산 부민병원 관절센터 서승석 의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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