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밴드에 '달빛가르기'라는 봉사모임이 생겼다. 평소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저녁 산행을 하고 우애를 다지던 중 봉사를 해보자고 마음을 모아 만든 것이라고 한다.
 
회원들은 어떤 봉사활동을 할까 고민하다 가방 모으기 운동을 선택했다. 달빛가르기의 김진기(52·삼정동) 방장은 "찾아보니 봉사하는 방법은 많았다. 털실로 목도리를 만들 수 있고 밥과 반찬을 퍼주는 배식봉사도 가능하다"며 "이보다 더 품이 적게 드는 봉사도 있다. 쓰지 않는 물건을 나누는 운동이다. 육아용품 회사에서 하는 '반갑다 친구야' 캠페인을 따라 해보기로 했다. 집집마다 안 쓰는 가방 하나씩은 있다.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은 가방이 없다. 지구촌 어린이 가방보내기 캠페인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 '달빛가르기' 회원들이 수집한 가방을 정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밴드'서 지인끼리 모임 결성
지구촌 어린이 가방 보내기 캠페인 전개

 
달빛가르기 회원들은 지난해 12월부터 가방 보내기 운동을 추진해 최근 1차로 모은 가방을 전달했다. 모은 가방은 해외선교나 해외의료봉사를 나가는 사람들이 직접 들고 나갔다. 청년회나 청년회의소에서 외국에 연수 나갈 때도 하나씩 들려서 보내고 있다.
 
달빛가르기 회원들은 앞으로 홍보활동을 통해 가방을 더 모을 생각이다. 현재 10여 명에 불과한 회원을 더 많이 모집하고 밴드 이름도 '아름다운 동행'으로 바꿔 친목모임에서 봉사모임으로 거듭 나기로 결정했다. 회원 김은선(40·활천동) 씨는 "포스터와 전단지를 만들어 어린이집과 시장에 돌리고 나중에는 각 가정에도 전달할 예정이다. 어린이집과 학원에서 쓰는 가방과 등산용·여성용 가방까지 종류에 관계없이 제3세계에서는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밴드에서 소극적으로 활동했던 회원은 정리하고 핵심 인력만 남겼다. 앞으로는 더 많은 회원을 받을 생각이다. 물론 밴드 안에서 선거 홍보나 네트워킹 마케팅 같은 광고를 하는 사람들은 지금처럼 강제 퇴장된다"며 웃었다.
 
달빛가르기가 주관하는 가방 보내기 운동은 한솔재활요양병원,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김해희망산악회, 반딧불, 박창선축구클럽, 김해생활포럼, 김해시건강사회를위한모임, 국제와이즈맨가야클럽이 후원하고 있다.
 
한솔재활요양병원은 해외 진료봉사를 할 때 가방을 가지고 나갈 방침이다. 재능기부 공연예술단체인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매달 음악회를 연다. 오는 5일에도 신어천 삼방동 탑마트 앞 쉼터 공간에서 음악회를 한다. 이 자리에서 가방 모으기 운동을 알려 관객들이 음악회에 올 때마다 집에 있는 가방을 가져오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북부동의 여성산악회인 '희망산악회'와 어린이 대상 봉사단체인 '반딧불'도 장애우를 위한 일일호프 등을 열면서 가방모으기 운동을 소개할 계획이다. 두 달에 한 번씩 대성동고분박물관에서 행사를 여는 김해생활포럼도 행사 때 가방모으기 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김진기 방장은 "봉사는 대단한 각오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가방 모으기 운동은 우리도 봉사할 수 있다는 즐거움을 준다. 가방 모으기 운동이 성공하면 다른 물품으로 확대하고, 또 다른 좋은 봉사활동이 있는지 찾아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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