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나눔연극단 단원들이 '개똥벌레'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노인일자리사업으로 시작
매달 6차례 어린이집 등서 공연
건강 무리 없이 공연하며 삶 즐겨


"옛날옛날에 아주 예쁜 소녀가 있었어요. 그 소녀에게는 아주 큰 비밀이 하나 있었어요. 그건 바로 방귀를 자주 뀐다는거였죠. 뿌~웅."
 
지난달 20일 부원동 해동이어린이집 강당.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어르신들이 열연을 펼치고 있었다. 김해시동부노인종합복지관의 '사랑나눔연극단(단장 임찬섭)' 3번째 공연 현장이었다. 어르신들이 입으로 '뿌~웅'하는 방귀소리를 내자 연극을 관람하던 어린이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어린이들의 웃음소리에 힘을 얻은 어르신들은 더욱 더 연기에 몰입했다. 30분 동안의 연극이 끝난 뒤 단원 9명이 모두 무대에 모였다. '개똥벌레' 노래가 나오자 단원들은 노래에 맞춰 율동을 시작했다. 단원들의 율동을 어린이들도 즐겁게 따라했다.
 
사랑나눔연극단은 지난해 연말 김해시동부노인종합복지관이 노인 일자리 사업 회의를 거쳐 만든 '찾아가는 노인일자리 사업' 중의 하나다. 동화구연 등에 경험이 있거나 연극에 재능이 있는 어르신 9명이 단원으로 선발됐다.
 
단원들의 평균 연령은 60대 중반을 넘는다. 가장 나이가 많은 어르신은 81세다. 이들은 지난 1월부터 김해색동회 김선심 강사의 지도에 따라 하루에 4시간 씩 매주 2~3번 연극 연습을 했다, 지금은 입소문이 퍼져 사랑나눔연극단에 들어오려는 대기자만 5명이나 된다고 한다.
 
공연이 끝난 뒤 한자리에 모여 앉은 단원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사랑나눔연극단 임찬섭(65) 단장은 "공연을 위해 1월부터 열심히 연습했다. 어린이들이 웃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고령자인 박임순 씨는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남들 앞에 나서는 게 좋았다. 지금도 스포츠를 즐기며 체력을 관리한다. 그 덕분에 건강에 무리 없이 공연도 하면서 삶을 즐기고 있다"며 웃었다.
 
말문이 터지자 단원들은 모두 돌아가며 연극단에 들어온 이유를 설명했다. 구옥순(67) 씨는 "김해시동부노인종합복지관에서 동화구연을 배우고 있었다. 그 경험이 연극에 도움이 될까해서 지원했다"고 말했다. 박경자(71) 씨는 "어릴 적부터 연극을 하고 싶었다. 손자뻘인 어린이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었다. 분장을 하고 어린이 앞에 서니 참 좋다"며 즐거워했다. 허평자(66), 정시자(71) 씨는 "치매 예방에 좋을 것 같아 참여했다. 어린이들을 보니 참 사랑스럽다"며 웃었다. 권이갑(68), 전영숙(72) 씨는 "그간 배운 동화구연을 활용하기 위해 연극단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연극단의 보조를 맡은 유애숙(68) 씨는 "기쁜 마음으로 연극단 활동을 하고 있다. 공연을 할 때마다 행복하다. 노인연극단 활동이 앞으로 더 많은 곳에서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해시동부노인종합복지관 복지기획팀 강준영(22) 씨는 "약 두 달간 어르신들과 함께 공연 소품 등을 만들었다. 공연을 하며 즐거워하는 어르신들을 보니 기쁘다"고 말했다.
 
사랑나눔연극단은 매달 6차례 어린이집, 유치원 등을 찾아가며 연극 공연을 펼친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노인요양시설, 요양병원 등을 찾아갈 예정이다. 복지기획팀 김대준 사회복지사는 "어르신들이 모두 활동적인 성격이라 단합이 잘 된다. 앞으로 노인연극단이 더 활성화돼 단원들이 경험을 공유하고 스스로 동아리 모임을 이어가면서 활동을 펼쳐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