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치권 인사들 "가능성 높다"
권 여사 만나 '유감 뜻' 표시 수순 관측
봉하 "모른다" 태광실업 "결정 안돼"


▲ 박연차 명예회장
지난 2월 5일 출소해 한국과 베트남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태광실업 박연차 명예회장이 조만간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만날 예정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과연 방문이 성사될지, 만나면 서로 무슨 말을 주고받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김해 지역 정치권 인사들에 따르면, 박 회장은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봉하마을에 머물고 있는 권 여사를 조만간 찾아갈 것이라고 한다. 박 회장은 한때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원자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때, 박 회장은 일부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여론의 비판에 휩싸인 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장기간 복역하다 출소한 박 회장이 권 여사를 만나 과거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시하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이야기다.
 
박 회장이 권 여사를 언제 방문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게 정치권 인사들의 설명이다. 박 회장은 국내와 해외 사업장을 오가며 봉하마을 방문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정치권 인사들은 "박 회장이 이 달 중 권 여사를 방문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예상한다. 이달이 지나면 박 회장이 봉하마을을 방문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5월은 노 전 대통령 추모 기간이라 봉하마을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6월에는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범야권 후보들이 봉하마을을 자주 찾을 것이 분명하므로 박 전 회장이 모습을 드러내기 부담스럽다. 7~8월에는 노 전 대통령이 기거했던 사저의 민간 개방이 예정돼 있다.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부는 공식적인 개방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올해 여름쯤에 개방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진영읍 봉하마을 전경. 최근 태광실업 박연차 명예회장의 봉하마을 방문설이 돌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박 회장의 권 여사 방문 이야기에 대해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부는 말을 아꼈다. 봉하사업부 관계자는 "권 여사와 관련된 일정은 비서실에서 관장하므로 우리는 아는 바가 없다. 사저 개방은 개방일을 정해놓고 추진하는 사업이 아니므로 권 여사가 옮기고 싶을 때 개방된다"고 답변했다. 권 여사의 비서실 관계자는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봉하마을에 오기가 쉽지 않다고 본다"며 "권 여사는 현재 공식 일정만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태광실업 측은 박 전 회장의 봉하마을 방문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태광실업 비서실 관계자는 "박 회장의 봉하마을 방문과 관련해서는 아직 공식적인 계획이 없다"며 "요즘 박 회장은 베트남에서 진행하는 사업에 집중하느라 다른 일정을 소화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최윤영 cy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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