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으로 전국이 시름에 잠겨서 플래카드 내 걸기조차 조심스럽습니다. 마음 놓고 즐거워할 수는 없지만 지난 2년간 고생한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영제일고(교장 신학균) 검도부가 창단 2년여 만에 전국대회에서 단체전 준우승과 개인전 3위라는 쾌거를 올렸다. 지난 11~13일 강원도 고성에서 열렸던 제56회 전국 중고등학교 검도대회였다. 단체전에는 36개 학교에서 307명이 참가했고, 개인전에는 40개 학교에서 154명이 참가해 토너먼트로 경기를 치렀다. 검도 단체전에는 7명이 출전해 1명씩 맞대결을 벌였다.

▲ 진영제일고 신학균 교장과 검도부 감독, 코치, 선수 등이 기념촬영을 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단체전 준우승에 개인전 3위 입상
학교·선수 뭉쳐 창단 2년만에 쾌거
선수 12명에 '진우원' 학생 3명 가세
 
우리나라 검도가 일본과 함께 세계 최정상을 다투는 실력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창단 2년 밖에 안된 고교 검도부가 이렇게 뛰어난 성적을 올린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라는 게 검도계의 평가다. 몸과 정신을 함께 단련해야하는 검도의 경우 짧은 시간에 실력을 키우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 진영제일고가 이룬 성과는 학교와 학부모, 선수와 지도교사가 함께 똘똘 뭉쳐 노력한 덕분이라는 게 학교 측의 평가다. 신학균 교장과 송광준 감독교사, 감경동 코치는 모두 "선수들과 학부모들이 열심히 했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올렸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반대로 선수들은 "학교와 교사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진영제일고 검도부 주장인 정용순(3학년) 군은 "감독, 코치가 지도하는 대로 따라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경기에서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는지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진영제일고 검도부는 이번 대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오는 10월에 열리는 전국체육대회에서 꼭 우승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대회의 경우 막판에 체력이 떨어져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경기 운영 능력만 좀 더 키우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개인전 3위를 기록한 박현우(3학년) 군은 "검도 경기에는 체급이 없다. 덩치가 작은 편이라 스피드를 이용해 상대를 공략했다. 체력 안배를 하지 못해 준결승전에서 힘이 모자라 아쉽게 경기를 내줬다. 다음 대회에서는 꼭 우승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진영제일고 검도부 선수는 모두 12명이다. 남학생이 11명이고 여학생이 1명 있다. 사회복지시설 진우원에서 지내는 학생 3명도 검도를 통해 꿈을 키워가는 중이다. 진영제일고 검도부의 유일한 여학생인 조정연(2학년) 양은 "오빠가 검도하는 모습이 멋져서 시작했다. 검도를 하면서 몸을 움직이고 소리를 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웃었다.
 
감경동 코치는 "검도는 짧은 시간에 많은 힘을 표출하므로 보기보다 체력 소모가 크고 부상도 꽤 많이 당한다"며 "지난 2년간은 학생들이 고생했지만 이제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 앞으로는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광준 감독교사는 "검도부 인기가 좋아서 학생들의 관심이 높다. 예절을 강조하는 검도부 덕분에 학생들이 동료를 괴롭히는 일이 없다"며 웃었다.

김해뉴스 /최윤영 기자 cy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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