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뉴스> 전 편집국장인 윤현주 부산일보 광고국장의 '서정과 현실 22'.
'초등학생의 일기장처럼 혼자 쓰고 혼자 감탄하고 혼자 절망하던 시. 이제 내 시가 세상 속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또 우울해진다. 남의 눈을 의식한 시 쓰기는 옷차림과 같아서 과연 얼마나 진정성을 견지할 수 있을지 벌써 걱정이다. 나는 한때 시는 자고로 천재들만 써야 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지금은 그 반대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시를 쓸 수 있다고.(당선소감에서)'

'서정과 현실 22' 신인작품상 수상
'즐거운 외풍' 등 시 5편 평론가 호평
 부산일보 사회·경제부장, 논설위원 역임

 
<김해뉴스> 전 편집국장인 윤현주 부산일보 광고국장이 시인으로 등단했다.

그는 <서정과 현실 22>(2014년 상반기호)에서 신인작품상을 수상했다. 등단 시는 '즐거운 외풍', '물메기', '12월의 붉은 단풍나무 숲에서', '포란', '천리향 설움에 젖다' 등 5편이다. 윤 국장은 경북 경산 출생으로 경북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고, 부산대학교 국제전문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부산일보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사회부장, 경제부장, 논설위원 등을 역임했다
 
문학평론가인 유성호 한양대 교수는 심사평에서 "윤 씨의 '즐거운 외풍' 외 4편은 정연한 언어 감각과 삶을 바라보는 페이소스(동정과 연민의 감정, 애상감, 비애감의 뜻을 가지는 그리스어)가 남달리 결속돼 있는 시세계를 보여줬다. 기억과 감각 속에 사물이나 경험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능력도 좋아 보였다. 특별히 다양한 호흡 속에서 시편을 구성하는 능력에 신뢰가 갔다"며 "앞으로 진중하면서도 진한 페이소스를 담는쪽으로 좋은 성취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고 평했다.
 

▲ <김해뉴스> 전 편집국장인 윤현주 부산일보 광고국장.
윤 국장의 시 '즐거운 외풍'은 시골 누옥에 누워 상상하는 바깥세상과의 소통과정을 그린 시이다. 1연의 시작 구절을 읽으면 산자락 아래 작은 시골 집에 누워 고향의 옛 정경을 더듬는 시인의 숨결이 느껴질 듯하다. '시골 누옥에 누워 즐겁게 외풍을 맞는다 외풍은 안과 밖이 내통하는 숨골 나는 방에 누워서도 바깥세상과 은밀하게 내통하고 있다(중략).' 2연에서 그는 현실로 돌아와 세상을 말한다. '도시의 콘크리트 아파트에는 외풍이 불지 않는다 집에 외풍이 불지 않는다는 건 세상과 내통할 숨통이 막혔다는 뜻 이웃의 숨결과 바깥소식을 들을 길이 없고(하략)."
 
윤 국장은 "<김해뉴스>에 1년 여 근무하면서 일하는 틈틈이 시 창작을 했다"며 "김해에서 이우걸 시인을 만나고 엄국현 인제대 교수를 만나면서 많은 자극을 받고, 시 공부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본사인 부산일보를 떠나 <김해뉴스>에서 근무했던 시간은 그동안 돌아보지 못했던 많은 것을 깊게 들여다 보고 생각하는 계기가 돼 주었다"면서 "김해에서 새로운 환경에 처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잊고 있던 '시에 대한 열망'이 다시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윤 국장은 "출·퇴근길에 바라보았던 김해 들판의 풍경은 어릴 적 자랐던 고향을 다시 떠올려주었다. 일간지의 쳇바퀴에서 벗어났던 것이 조금은 시간적 여유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정시는 지적·정서적 놀이나 지적유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시 쓰기를 멈출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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