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는 눈길을 확 잡아채는 특별한 동상들이 여럿 있습니다. 북유럽이나 서유럽의 동상들은 대체로 그리스로마 신화나 전설을 형상화하고 있는데, 모스크바의 동상들은 좀 더 직접적이고 현실적입니다.

모스크바 시청 정면 광장에는 모스크바를 세운 공후(公候) 유리 돌고루키의 동상이 서 있습니다. 돌고루키는 말 위에서 삼엄한 표정으로 정면을 노려보고 있습니다. 한 대로 상에서는, 인도의 수상을 지낸 네루가 딸 인디라 간디에게 보낸 편지(<세계사 편력>)에서 정중한 문장으로 소개했던 바로 그 사람, 블라디미르 레닌의 동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작달막하지만 다부져 보이는 레닌은 코트 자락을 휘날리며 먼 곳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다른 길 위를 걷다 보면, '지구촌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의 동상이 눈에 들어옵니다. 가가린은 금방이라도 몸을 부르르 떨면서 저 우주로 날아갈 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의 동상들은 이처럼 새로운 도시, 새로운 세상, 세상 밖의 또 다른 세상을 꿈꾸었던 한 도시의 정신적 육체적 이력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이 동상들을 통해서 모스크바란 도시가, 나아가 러시아란 나라가 참으로 만만치 않으리라는 사실을 직감했습니다.

김해에도 그런 동상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마음 속으로 무척이나 애지중지하는 동상입니다. 저는 해반천과 분성산, 임호산, 신어산, 연지공원, 화목들판, 봉황대 따위들을 다 좋아합니다만, 그중에서 하나만 고르라면 주저 없이 봉황대를 들겠습니다.

봉황대의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으면서 가야시대 때의 고상가옥과 가야의 배 따위들을 완상하다 보면, 문득 청동으로 제작된 '기마무사상'이 나타납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 기마무사상이, 표정이 삼엄하다는 점에서는 돌고루키를, 작달막하지만 다부져 보인다는 점에서는 레닌을, 창을 날리면서 우두두 날렵하게 말을 짓쳐나갈 것같다는 점에서는 가가린을 각각 닮은 듯합니다.

저는 오늘 세상에 나온 <김해뉴스>가 이 기마무사상의 이미지를 현실로 구현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동남권 1등 신문 부산일보'의 자매 주간신문으로서, <김해뉴스>는 감히 부정과 불의를 적으로 삼고자 합니다. 어떤 분들은 가까운 과거와 현재의 김해를 두고 '무법천지'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던데, <김해뉴스>는 이런 부분들이 아름답게 정리정돈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라틴어 격언대로무화과를 무화과라 하고, 삽을 삽이라 할 것입니다.

<김해뉴스>는 봉황대의 기마무사상과 더불어 '신어산의 산수국'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산수국은 <김해뉴스>의 포용성을 상징합니다. 암수가 생김새를 달리한 채 한 몸을 이룬 산수국은 그 구성이 매우 빼어납니다. 어떤 분은 "음양의 어울림, 혹은 합환(合歡)의 아름다움"이라는 헌사를 바치기도 합니다. <김해뉴스>는 늘 이 산수국을 염두에 두면서, 이념적으로 진보와 보수, 정치적으로 여와 야, 지역적으로 경상도와 전라도, 나이별로 젊은층과 노년층 그리고 한국인과 외국인 즉,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신문이 되고자 합니다.

<김해뉴스>의 슬로건은 "김해의 모든 소식, 아름다운 신문"입니다. '김해의 모든 소식, 아름다운 신문' <김해뉴스>가 김해에서 의미 있는 밀알이 될 수 있도록 부디 질책하고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