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에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한 최경진(38·가명) 씨는 노출의 계절 여름이 다가오는 게 달갑지 않다. 수술 당시 유방 재건술을 함께 받았지만 이전처럼 당당하게 비키니를 입을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거의 티가 나지 않는데도 왠지 모를 위축감에 빠져드는 자신의 모습이 싫기만 하다.

▲ 여성의 유방질환은 원인과 형태가 다양하므로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자가검진과 정기검진을 빠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유선·결합조직 풍부하고 단단한 '치밀'
세균·바이러스 감염 물주머니 '결절'
섬유질·유선 커져 통증 유발 '섬유낭종'
호르몬 과잉 '부유방' 등 다양하게 발병
혹·피빛 분비물 등은 유방암의 증상
 
최 씨의 경우에서 보듯 여성에게 유방의 의미는 아주 복잡하다.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까지 포함된 광범위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들은 스스로 유방 건강에 세심한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30세 이상의 여성들은 매월 유방 자가검진을 하고, 35세 이상에서는 2년마다 정기검진을 빠뜨리지 않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 치밀유방
젖을 생산하고 분비하는 기능을 하는 유선조직과 결합조직이 풍부하고 단단하게 모여 있는 경우를 치밀유방이라고 한다. 여성의 유방은 나이에 따라 변한다. 치밀형 유방은 젊을수록 많다. 나이가 들수록 유선조직이 줄어들며 지방조직이 많아져 지방형 유방 분포가 높기 때문이다.
 
치밀유방은 그 자체로 질병은 아니다. 하지만 유방 촬영에서 하얗게 보이는 부분에 병변이 가려져 진단이 늦어질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정밀한 유방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 유방결절
유방결절이란 유방에 생긴 혹을 일컫는다. 크게 양성 유방질환(단순 낭종, 섬유낭종성 변화, 섬유선종, 관내 유두종, 과오종, 과형성증, 유방염 등)과 악성 유방질환(유방암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단순 낭종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한 물주머니로 '물혹'이라고도 부른다. 건강에 큰 악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유방결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질환은 섬유선종과 섬유낭종성 변화이다. 20~30대의 젊은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는 섬유선종은 구슬만한 덩어리가 손으로 만져지는 게 특징이다. 섬유선종은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사실상 유방 건강을 위협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 섬유낭종성 변화
유방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호르몬, 특히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프로락틴에 민감히 반응하는 섬유질과 유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성호르몬 분비에 변화가 일어나 유방의 성분인 유방 섬유질과 유선이 비대해지면서 유방이 더 커지고 유방통이 일어나는 것을 섬유낭종성 변화라고 한다. 유방에서 시작해 어깨나 겨드랑이 쪽으로 통증이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섬유낭종성 변화는 20~50대까지 광범위한 연령층에서 발병한다. 이 질환을 가진 여성 가운데 일부는 유방의 변화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 어떤 여성은 배란기부터 생리 기간 전까지 유방이 약간 부은 듯하며 만지면 아픔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생리 직전에 더욱 심해진다. 또 다른 여성은 지속적이고 심한 통증을 겪기도 한다.
 
체내 호르몬 변화에 따라 유방 조직이 활성화될 때에는 경계가 불분명한 덩어리가 주로 겨드랑이에 가까운 부위에서 만져지기도 한다. 덩어리는 월경 이전에 점점 커지다가 월경이 끝나면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 대부분의 섬유낭종성 질환은 유방암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 제2의 가슴 '부유방'
유방이 발달하면서 호르몬 과잉 분비로 겨드랑이 밑에 또다른 유방이 생기는 것을 부유방이라고 한다. 주로 겨드랑이 아래에 위치하며, 몸이 성장하는 청소년기에 주로 발생한다. 기혼 여성의 경우 출산 이후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부유방은 여성의 가슴과 같은 유선조직과 지방조직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유방에 생길 수 있는 유방통을 동반할 수 있다. 심하면 부유두에서 모유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물론 미용상으로도 좋지 않다. 이렇게 통증이 있거나 외관상 문제가 있으면 수술이 필요하다. 대부분 유선조직을 제거하거나 주위 지방만 흡입한다.
 

■ 유방암 증상
유방암의 증상은 다양하지만 유방에 딱딱한 혹이 만져지는 것이 가장 흔하고 대표적이다. 통증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으며, 젖꼭지에서 피와 같은 분비물이 나오기도 한다.
 
암이 진행되면 유방의 피부 혹은 유두가 유방 속으로 끌려들어가 옴폭 파이기도 한다. 유두 피부가 습진처럼 헐거나 진물이 나면 유방암의 일종인 유방파제트병의 증상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유방암 발병률은 서구에 비해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 유방질환의 예방
유방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유방 자가검진부터 해야 한다. 검진은 매월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유방 자가진단에 가장 적절한 시기는 생리가 끝난 뒤 일주일 무렵으로 임신 또는 무월경이 계속되는 시기이다. 폐경 후에는 매월 기억하기 쉬운 특정 날짜를 지정해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어 유방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한국유방암학회의 권고에 따르면, 30세 이상은 매월 유방 자가검진을 하고 35세 이상은 2년마다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40세 이상의 경우 1~2년마다 임상검진과 유방촬영술을 받도록 권유한다. 유방암 고위험군에 속하는 경우에는 유방전문의와 더욱 체계적인 상담을 해야 한다. 또 올바른 식습관과 운동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도 유방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도움말=메디체크 건강관리협회 부산센터 진경하 진료과장
 

김해뉴스 /김병찬 기자 k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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